마이크로소프트가 24일 열린 일본 엑스박스 쇼케이스에서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트레일러를 공개하며 '군함도'를 관광명소로 소개했다. / 사진=엑스박스 유튜브 채널 캡처

마이크로소프트(MS)가 네티즌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일본 엑스박스 쇼케이스에서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트레일러를 공개하며 ‘군함도’를 관광명소로 소개했기 때문이다.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는 아소보 스튜디오가 개발한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24일 MS가 엑스박스 유튜브 채널에 게시한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트레일러를 살펴보니, 1분 46초께 하시마(端島, hashima)가 등장했다. 하시마는 일본에서 군함도를 부르는 명칭이다.

영상 속에서 군함도는 3초 남짓 소개됐지만, 파장은 컸다. 국내 네티즌들은 해당 유튜브 채널과 엑스박스 관련 커뮤니티를 통해 MS를 비난하는 댓글을 남겼다.

네티즌들은 “도쿄, 후지산과 함께 군함도가 관광명소로 소개됐다” “MS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역사를 모르고 협력사 게임 트레일러를 여과 없이 내보냈다” “일본에서 열린 쇼케이스라고 해도 선 넘은 것 같다” “유럽 쇼케이스에서 홀로코스트 상징인 아우슈비츠를 미화하는 것과 마찬가지” 등 의견을 보였다.

한편으로는 군함도의 역사적 배경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시각도 있었다. 게임에 군함도가 포함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므로, 개발사에 조선인, 중국인 강제징용 문제를 반영하도록 항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일본 네티즌들은 대체로 군함도 등장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다만 일부 네티즌은 “하시마가 좋은 작품으로 구현됐다” “멋진 묘사였다” 등 찬사를 보냈다. 한 네티즌은 “한국인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민감한 역사가 담긴 장소를 추가하지 말아달라”며 국내 네티즌 의견에 힘을 싣기도 했다.

군함도는 일본 나가사키현에 위치한 섬이다. 생김새가 군함과 비슷해 군함도로 불린다. 한국과 중국은 이 섬과 관련해 역사적 아픔을 지녔다. 일본이 1940년대에 조선인과 중국인을 석탄 광부로 강제 징용했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 정부는 군함도를 메이지 산업혁명의 유산으로만 소개할뿐 강제징용 사실은 부인하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MS 관계자는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현재 트레일러를 수정 중"이라며 "한국 국민들께 심려 끼쳐드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는 저희가 의도한 것이 아니라는 점 강조드린다"고 해명했다. 다만 MS는 게임 내 콘텐츠까지 수정하는지 여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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