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신관에서 열린 SK바이오팜 상장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신관에서 열린 SK바이오팜 상장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가증권 시장(코스피)에 데뷔한 SK바이오팜이 상한가를 기록하며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 투자자들의 이목이 SK바이오팜에 쏠린 가운데, 과열된 분위기를 우려하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SK바이오팜 주가는 상장 첫날인 2일 오전 11시 현재 12만7000원으로 공모가인 4만9000원보다 159.2% 급등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9조9458억원으로 코스피 상장 종목 중 27위에 올랐다. 

SK바이오팜은 지난 1993년 SK의 전신인 유공 화학연구소 산하 대덕신약연구소로 출발해 2011년 물적분할을 거쳐 별도 법인으로 설립됐다. 이후 중추신경계 질환 신약 개발에 주력해왔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직접 판매승인을 받은 신약 2종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실적에 기술개발부터 임상, 상업화까지 신약 개발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할 수 있다는 강점까지 겹쳐 SK바이오팜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는 이미 높은 상황이었다. 실제 지난달 23~24일 진행된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는 약 31조원의 증거금이 몰리며 역대 기업공개(IPO) 공모주 중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열기에 편승해 묻지마 투자에 나서서는 안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상장 첫날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이 전체 주식의 13% 수준으로 많지 않다. SK바이오팜의 총 주식 수는 7831만3250주로, 이 중 최대주주 및 우리사주(5%) 보호예수 물량을 제외한 일반 공모물량은 총 1566만2648주(20%)다. 하지만 기관 배정 물량 중 52.25%가 의무보유확약기간(일정 기간 보유 주식을 매각하지 않는 것)이 설정돼있어, 실제 유통되는 주식은 1022만주 정도다. 적은 유통물량은 곧 단기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섣불리 투자에 나섰다가 기업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입하게 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SK바이오팜은 탄탄한 펀더멘탈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지만, 미래 실적에 불확실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미 2종의 의약품에 대해 미 FDA의 판매승인을 받았지만,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시장을 점유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 실제 LG화학도 미국에서 팩티브를 출시했지만, 글로벌 제약사와의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저금리로 인해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이 증시로 몰려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오를 수 있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 권혁중 경제평론가는 지난달 25일 YTN라디오 ‘생생경제’에 출연해 “지금 증시는 오를 이유가 없다. 기업 실적이 좋은 편도 아니고 코로나19로 경기 자체도 하방 국면이다”라며 “지금 오르는 이유는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해 주식시장에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권혁중 경제평론가는 이어 “SK바이오팜의 기업가치에 동참한다면 상장 첫날 주가가 많이 높더라도 당연히 투자하는 것이고, 다른 회사의 가치가 더 높다고 판단하면 그쪽으로 투자하는 것”이라며 본인의 투자성향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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