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자료=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정신건강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달라지고 있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개학 연기 등으로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족관계로 인한 고민을 토로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생명보험재단이 운영하는 SNS 기반 상담시스템 ‘다 들어줄 개’가 국내 첫 확진자 발생일인 지난 1월 20일을 기점으로 전후 100일간 접수된 청소년 상담 현황을 비교한 결과, ‘대인관계’ 관련 상담은 감소한 반면 ‘가족갈등’ 관련 상담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인관계’와 관련된 고민은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상담을 요청하는 이유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그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제되면서 다른 사람과의 만남 자체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재단에 따르면, 1월 20일 전 100일간 접수된 대인관계 관련 상담은 6050건으로 전체 상담 건수 중 77.4%를 차지했다. 반면, 1월 20일 후 100일간 접수된 대인관계 관련 상담은 3708건으로 이전 100일 대비 38.7% 감소했다. 전체 상담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63.3%로 14.1%p 가량 줄어들었다.

반면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족 간의 갈등으로 고민하는 청소년들은 늘어나는 추세다. 1월 20일을 기점으로 ‘가족 갈등’ 관련 상담은 이전 100일간 1401건에서 이후 100일간 1567건으로 166건(11.8%) 늘어났다. 전체 상담 중 차지하는 비중도 17.9%에서 26.7%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부모가 자녀의 태도와 생활습관 등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높아져 우울감, 불안감, 무기력, 폭식, 거식증, 자해, 자살시도 등을 호소하는 청소년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 들어줄 개’ 전영숙 선임상담사는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의 우울과 불안감은 낮은 자존감과 자아정체성의 혼란을 초래해 심각한 경우 성인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지금처럼 통제할 수 없는 위기상황에서는 ‘어떻게 하면 청소년들이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며 신뢰감을 갖도록 부모들이 먼저 공감해주고 수용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청소년종합상담시스템 ‘다 들어줄 개’는 365일 24시간 운영되며, 앱, 카카오톡, 페이스북, SMS(1661-5004)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상담을 요청할 수 있다. 지난해 ’다 들어줄 개’를 통해 진행된 상담은 약 5만5000건으로, 이 중 자살 고위험군 청소년 977명을 치료로 연계하는 등 청소년 자살 문제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