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의 선택 '손태승 연임' 어찌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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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공사의 선택 '손태승 연임' 어찌할꼬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0.03.2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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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우리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에서 손태승 회장의 재선임 안건 승인이 확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리금융 최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판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까지 손 회장 연임에 반대 입장을 밝힌 곳은 국민연금과 일부 해외 연기금뿐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19일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이력을 이유로 손 회장의 연임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손 회장이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내부통제 부실을 이유로 금융감독원의 중징계(DLF)를 받은 전력을 지적한 것. 

국민연금은 우리금융지주 지분 8.82%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여기에 ISS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의 손 회장 연임 반대 권고에 따라 약 25.4%의 지분을 보유한 해외 투자자들이 모두 등을 돌린다고 가정할 경우, 최대 약 34% 가량 연임 반대표가 나올 수 있다.

반면, 손 회장은 금감원 징계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법원에 제출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 '제재 리스크'가 사라져 연임에 탄력을 받은 상황이다. 또한, 손 회장은 IMM PE·푸본생명·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한화생명·동양생명 등 6대 과점주주와 우리사주조합 등의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6대 과점주주는 손 회장 재선임을 추진한 핵심 지지세력이다. 손 회장 체제 유지를 천명한 우리금융 이사회는 손 회장과 예금보험공사 소속 사외이사를 비롯해 푸본생명을 제외한 과점주주가 추천한 인사 5명으로 구성돼있다. 이들 과점주주의 지분 24.6%와 우리사주조합 지분 6.4%를 더하면 약 31%. 만약 해외 투자자 전부가 돌아서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할 경우, 반대표를 압도하기는 조금 부족하다.

이처럼 연임 찬반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17.25%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 주주 예금보험공사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예금보험공사의 입장에 따라 지금까지의 계산이 무의미해질 수 있기 때문.

업계에서는 예금보험공사를 손 회장 연임에 찬성하는 우호지분으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금융 이사회가 손 회장의 연임을 결정했을 당시, 예금보험공사는 이사회 의견을 존중하겠다며 인사개입에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 실제 예금보험공사는 우리금융 이사회에 비상임 사외이사를 파견하지만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예금보험공사는 오는 2022년까지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해 그간 투입된 공적자금을 회수하고 우리금융그룹의 완전 민영화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6월 지분 매각 계획을 밝히며 “우리금융의 주인은 정부가 아닌 주주와 임직원”이라며 “잔여 지분 매각 전까지는 현재와 같이 과점주주 중심의 자율경영 기조를 적극적으로 보장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예금보험공사가 “이사회 뜻을 존중한다”는 기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손 회장 연임에 찬성 또는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할 경우, 자칫 자율경영을 보장한다는 기존 입장을 뒤집었다는 비판을 들을 수 있기 때문. 게다가 연임 부결로 지배구조가 불안정해져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경우, 지분 매각을 통한 공적자금 회수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반면, 국민연금의 판단이 예금보험공사의 입장 변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연금이 연임 반대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예금보험공사만 이사회 의견에 따라 찬성표를 던질 경우 쏟아질 비판이 부담스럽기 때문. 

실제 시민단체들은 DLF 사태를 초래한 금융사 최고경영자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예금보험공사에 손 회장 연임을 반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12일 “(DLF 사태와 관련해) 내부통제 부실을 장기간 방치한 것은 최고경영자인 손 회장의 책임”이라며, “납세자의 이익에 반하고 공적 기금에 손실을 끼친 것이며, 우리금융지주의 주주가치를 훼손한 것이므로 예금보험공사는 손태승 회장의 재선임을 반대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금융정의연대·참여연대 또한 20일 논평을 통해 “예금보험공사는 ‘예금자 보호’와 ‘금융제도 안정성 유지’라는 설립취지에 따라, 잘못된 경영으로 대규모 금융 피해를 야기한 손태승 회장 연임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고,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우리금융지주는 25일 주주총회를 열고 손 회장 재선임 안건을 처리할 방침이다. 자율경영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과 DLF 사태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 사이에서 예금보험공사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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