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브라질 리우올림픽 폐막식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20년 도쿄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16 브라질 리우올림픽 폐막식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20년 도쿄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내부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7월 24일 열리는 도쿄올림픽의 연기 또는 취소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올림픽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사전행사 전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딕 파운드 IOC 위원(78세, 캐나다)은 26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도쿄올림픽 개막 두 달 전인 5월 말까지 강행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며 그때쯤 사람들에게 도쿄올림픽 참가를 확신할 정도로 충분히 상황이 통제되고 있는지 물어보겠다”고 말했다.

파운드 위원은 이어 만약 도쿄올림픽이 예정대로 진행되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올림픽을 연기하거나 개최지를 변경하기보다는 취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파운드 위원은 “올림픽과 같은 규모의 행사를 연기하기는 어렵다”며 “단기간에 올림픽에 필요한 시설을 갖출 수 있는 장소도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파운드 위원은 세계보건기구(WHO)와의 상담을 통해 올림픽 일정을 결정하겠다는 IOC 공식 입장을 전하고선수들에게 훈련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파운드 위원은 IOC 현역 위원 중 가장 오랜 기간 재직하며 집행위원, 부위원장 등의 요직을 거쳐온 만큼 그의 발언이 가지는 무게감은 남다르다. 하지만 그의 발언이 IOC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 

특히, 5월 말은 올림픽 취소 여부를 결정하기에 오히려 너무 늦은 시기일 수 있다. 하계올림픽 개막 전까지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릴 수 있는데, 5월 말에 결론을 내리면 행사 참여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 

3월부터 시작되는 성화 봉송 과정도 문제다. 도쿄올림픽 성화는 3월 12일 그리스에서 채화된 후 일주일간 그리스를 돌며 올림픽 개막을 알린 뒤 20일 일본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후 성화는 3월 26일 원자력발전소 사고 지역인 후쿠시마현에서 출발해 개막일인 7월 24일까지 일본 전역을 방문하게 된다. 

IOC가 5월 말 올림픽 일정을 최종 결정한다는 것은, 3월부터 시작되는 성화 봉송을 비롯해 5월 말 이전 일본에서 열릴 올림픽 개막 기념행사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의미다. 

워싱턴포스트(WP)의 스포츠 칼럼니스트 샐리 젠킨스는 26일 기고한 글에서 “올림픽까지 약 150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곧 시작될 성화 봉송을 생각하면, IOC가 하계올림픽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치를 방법을 고민하는 것은 전혀 이르지 않다”며 “약 200개국의 선수들과 750만명의 올림픽 관광객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플랜B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IOC는 ‘플랜B’에 대한 고민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존 코츠 IOC 조정위원장은 지난 13일 도쿄에서 열린 회의에서 “올림픽 일정을 변경·취소하거나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가동한 사례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파운드 위원 또한 AP와의 인터뷰에서 “현 단계에서 모든 단서를 고려하면, 올림픽은 평소처럼 개최될 것”이라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젠킨스는 이에 대해 “IOC에 대해 가장 확실한 점은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40개가 넘는 국제 스포츠 행사가 연기되거나 이를 검토 중이다... 어떤 특별한 해독제가 있길래 올림픽만은 안전할 것이라고 확신하는가”라고 IOC의 안일한 태도를 비판했다. 

젠킨스는 “결국 문제는 돈”이라며 IOC가 올림픽과 연관된 천문학적인 비용 및 수익 때문에 취소를 검토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도쿄올림픽 개최 비용은 약 250억 달러, 올림픽 중계권료로 IOC가 벌어들일 수익은 약 57억 달러로 추정된다. 

젠킨스는 “코로나19는 대중이 밀집된 공간에서 빠르게 퍼지며 입원 비율도 높아 준비된 의료체계도 부족할 수 있다”며 “(IOC의) 과도한 확신과 완고함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6일 파운드 위원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IOC에 확인한 결과, I파운드 위원의 발언은 IOC 공식 견해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예정대로 도쿄 올림픽을 치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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