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트위터에 '#BTS'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가 방탄소년단 팬들의 비난에 휩싸였다. 사진=이방카 트럼프 트위터 갈무리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트위터에 '#BTS'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가 방탄소년단 팬들의 비난에 휩싸였다. 사진=이방카 트럼프 트위터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방탄소년단(BTS) 팬들의 비난에 휩싸였다. 

문제가 된 것은 이방카가 지난 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올린 한 장의 사진과 해시태그다. 이방카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 다음날인 지난 5일(현지시간)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 동생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등과 함께 백악관에서 촬영한 사진을 올리고 ‘#BTS’, ‘#SOTU’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SOTU는 미국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을 뜻하는 연두교서(State of the Union)의 줄임말이지만, 뜬금없는 #BTS 해시태그를 추가한 것이 문제가 됐다. 방탄소년단 팬들은 이방카의 트윗에 “당신은 ‘아미’도 아닌데 왜 BTS를 언급하나”, “당장 트윗을 삭제하라” 등의 댓글을 달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이방카가 연두교서와 전혀 관련 없는 방탄소년단을 언급해 주목을 끌려 한다는 것.

하지만 이번 사태는 단순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BTS는 방탄소년단의 영어 그룹명으로 알려졌지만, 막후, 무대 뒤를 의미하는 “Behind-the-scenes”의 약자로도 쓰여왔기 때문. 이방카가 이날 트위터에 #BTS를 해시태그한 것은 방탄소년단을 언급했다기 보다는 국정연설을 막후에서 함께 준비한 가족·동료들과의 촬영을 기념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방카의 해시태그 뒤에 붙은 보라색 방탄소년단 로고 또한 이방카가 직접 추가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현재 트위터에서는 ‘#BTS’ 해시태그를 달 때 해당 로고가 자동으로 추가되기 때문.

결국, 이번 논란은 트위터의 세세한 기능에 익숙하지 못한 이방카의 트윗에 아미의 성급한 분노가 쏟아지면서 발생한 해프닝인 셈이다. 다만 이방카가 단순 오해에서 비롯된 사건임에도 필요 이상의 비난을 받고 있다는 것은 ‘아미’의 주축인 10~20대 사이에서 트럼프 일가에 대한 이미지가 극도로 나쁘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지난달 22일 1070명의 미국 성인들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18~29세 응답자 중 63%가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 반대는 겨우 24%로 무려 39%p의 격차를 보였다. 반면 ‘부머’로 불리는 장년층(45~60세)의 찬성 응답 비중은 이보다 훨씬 낮은 47.6%였다.

실제 이방카의 트윗에는 단순히 방탄소년단을 언급하지 말라는 댓글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및 일가를 비난하는 정치적 댓글도 다수 달려 있다. 한 누리꾼은 “아무도 노인이 몇 시간 동안 고함치는 것을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 국정연설을 보이콧하자”는 댓글을 달았다. 이 밖에도 “범죄자 가족의 사진”, “쓸모없는 사람들의 모임”, “세금이나 제대로 낼 것” 등의 댓글이 달려, 트럼프 일가에 대한 젊은 층의 냉담한 시선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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