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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자금세탁방지시스템 허점 노출
  • 임해원 기자
  • 승인 2019.09.1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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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금리 연동 파생결합상품(DLS·DLF) 판매로 논란이 된 우리은행이 고액현금거래 보고누락으로 이중고에 빠졌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이 지난해 상반기 약 3개월 간 2000만원 이상의 고액현금거래 4만여 건에 대한 보고를 누락한 건에 대해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징계 수위를 논의할 방침이다.

금감원 자금세탁방지실은 지난해 5월 우리은행의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이상 징후를 적발해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의심거래 및 고액현금거래 등에서 상당한 규모의 보고 누락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제재심을 열고 해당 안건을 논의했으나 3시간 가량의 논의 끝에 결정을 이번달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고의적인 보고 누락이 아닌 새 전산시스템 도입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라는 입장이다. 또한 재발방지를 위한 후속조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자금세탁방지부를 자금세탁방지센터로 격상하고 전문인력을 36명에서 110명으로 확충했으며, 8월부터 자금세탁방지 내부통제 시스템인 ‘고객알기(KYC)’ 제도를 전 영업점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만약 금감원이 제제심에서 이러한 점을 감안한다면 징계 수위가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번 사태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한국에 대한 첫 상호평가를 실시하는 와중에 벌어졌다는 것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FATF는 회원국에 대해 주기적으로 자금세탁방지 및 테러 자금 조달금지를 위한 예방조치와 제도적 장치가 얼마나 적절하게 갖춰졌는지를 평가한다. 실제 지난 7월에는 평가단이 방한해 약 3주간 직접 국내 금융사들을 점검했다.

FATF 상호평가 결과가 부정적일 경우, 국가 대외신인도, 수출기업의 금융비용, 환거래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금융당국과 금융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당국 또한 상호평가를 대비해 금융회사를 상대로 자금세탁방지규제를 점검 및 강화해왔다. 특히 지난해 말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고액현금거래(CTR) 보고 기준이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강화되고, 경영진에 포괄적 감독책임을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자금세탁의 주요 경로인 고액현금거래는 FATF 상호평가의 평가항목 중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CTR 위반 사례를 경징계로 마무리하는 것도 당국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과거에도 수백여건 수준의 CTR 위반 사례가 적발된 적이 있지만, 3개월간 4만여 건 규모의 보고누락은 없었다.

우리은행은 지난 1~2월에도 금융거래 실명확인 및 고객확인 의무 위반 사실이 적발돼 해당 직원에게 과태료 및 주의 처분이 내려진 바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은행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감원이 다음 제제심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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