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가 지난 23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오월영령 앞에 사죄의 뜻을 밝히고 참배했다.  (사진=무등일보 제공)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53)씨가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오월영령 앞에 사죄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을 강제 진압한 신군부 핵심 실세 중 한명으로 신군부 직계 가족이 5.18 민주 묘지를 참배한 것은 노재헌씨가 처음이다. 

국립 5·18민주묘지관리소에 따르면 노 씨는 지난 23일 오전 11시께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노씨는 관리소 측에 사전 연락없이 방문했으며 수행원과 함께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씨는 방명록에 '삼가 옷깃을 여미며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분들의 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진심으로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사죄드리며 광주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가슴깊이 새기겠습니다'고 적었다.

노 씨는 묘지 곳곳을 둘러보며 사죄와 추모의 뜻을 밝혔다. 윤상원·박관현 열사의 묘지 등을 차례로 찾아 헌화하고 분향했다.

노 씨는 행방불명자 묘역과 추모관, 유영봉안소, 인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구 묘역)도 방문했다.

(사진 뉴시스)  5·18 무력진압을 주도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53)씨가 지난 23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노 씨는 방명록에 희생자·유족에 대한 사죄의 뜻과 정신계승을 담은 글을 적었다.  (사진=국립 5·18민주묘지관리소 제공) 

이날 노 씨는 1시간 30분 가량 묘지를 참배한 뒤 일행과 함께 떠났다. 

노재헌씨가 광주민주화운동 39년만에 묘지를 찾은 이유에 대해 여러 추측이 제기된다. 부친인 노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묘지를 참배했다는 시각도 있으나 분명치 않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지난 2011년 펴낸 회고록에서 " 5,18의 진범은 유언비어"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현재 암투병 중인 노 전 대통령이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아들인 노재헌씨를 시켜 묘지를 참배했을 거라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노재헌씨가 스스로 원해 묘지를 참배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노씨가 5.18민주화운동이 발생한 후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묘지를 방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올해 86세인 노태우 전 대통령은 서울대병원과 자택을 오가며 투병 중이다. 

노재헌씨 5.18 묘지 참배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늦었지만 잘한 일이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노태우 아들도 참배했는데 전두환 자녀들은 뭐하나" "아버지가 광주에서 재판받고 있는데 5.18 묘지를 어떻게 방문하나"라는 반응도 보였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