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嶽聖帝 垂訓曰(동악성제수훈왈). 
一日行善(일일행선)이면 福雖未至(복수미지)나 禍自遠矣(화자원의)요 一日行惡(일일행악)이면 禍雖未至(화수미지)하나 福自遠矣(복자원의)니 行善之人(행선지인)은 如春園之草(여춘원지초)하여 不見基長(불견기장)이라도 日有所增(일유소증)하고, 行惡之人(행악지인)은 如磨刀之石(여마도지석)하여 不見基損(불견기손)이라도 日有所虧(일유소휴)니라. 

동악선제 수훈 왈, 처음 듣는 이름이다. 동악, 동녘 東(동)에 악은 큰산 岳(악) 자다. 동악이라는 것은 동쪽의 깊숙하고 험준한 산의 성제, 성인이며 제왕이다. 결국 동악성제라는 사람이 실존 인물이 아니라 누군가를 끌어온 거다. 드리울 垂(수)에 가르칠 訓(훈),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가르치는 것을 수훈이라고 한다.

일일행선(一日行善)이면 하루라고 하는 짧은 시간, 행선(行善), 뭘 행하고 살면 짧은 하루라도 선을 행하고 살면 나에게 다가올 그 복이 비록 아닐 未(미) 자에 다다를 至(지), 당장 나에게 다가오지는 않겠지만, 내가 착한 일했다고 착한 일 한 만큼 복이 오느냐 하면 그게 아니란다. 

일일행선(一日行善)하면 그 복이 당장 나에게 다가오지는 않지만 나에게 다가올 수도 있는 재앙이 스스로 自(자)에 멀 遠(원), 자기 스스로 나에게서 한 발짝 멀어진다는 것이다.

동악성제라는 사람은 착한 일을 했다고 해서 당장 복이 오는 것을 기다리지 말라, 다만 너에게 악은 멀어져 있을 것이다, 반대로 일일행악(一日行惡), 하루라는 짧은 시간에 나쁜 짓을 하고 살면 어떻게 되겠는가?

화수미지(禍雖未至), 화가 당장 나에게 다가오지는 않겠지만 어쩌면 내게 다가올 복이 멀어진다는 것이다. 결국은 행선지인(行善之人)은, 선을 행하고 사는 사람은 여춘원지초(如春園之草), 마치 봄 등산의 풀과 같다는 것이다. 봄 동산의 풀이 어떤가? 불견기장(不見基長), 그 풀이 자라는 것이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다음 날, 또 다음 날 나가 보면 풀은 놀랄 만큼 자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선이 당장 입력 대 출력으로 당장 자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지만 그것이 스스로 점점 자라서 나중에 크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반대로 행악지인(行惡之人), 뭘 하고 사는 사람인가? 온갖 나쁜 짓 하고 사는 사람은 봄 동산 풀이 아니라 마치 마도지석(磨刀之石), 갈 磨(마) 자에 칼 刀(도), 돌은 돌인데 칼 가는 숫돌처럼 칼 한 번 갈았다고 줄어들지 않지만 그러나 불견기손(不見基損), 당장 줄어드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중에 보면 숫돌 닳는 것이 보이게 된다.

정리하면 동악성제는 내가 오늘 하루 착한 일했다고 해서 당장 복이 오는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나에게 올 화가 멀어진다는 얘기다. 그리고 반대로 나쁜 짓 하면 바로 벌은 안 받지만 복이 멀어진다는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 선을 행하고 사는 것은 눈에 쑥쑥 자라지 않지만, 봄 동산의 풀처럼 확 띄게 자라지 않지만 어느덧 나가보면 자라있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맹자는 ‘선을 행하고 산다는 것은 정신적 굶주림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한다. 맹자의 호연지기(浩然之氣)라고 들어 보았을 것이다. 호연은 하나의 기운인데 호연지기는 내가 태어날 때 갖고 태어난 기운이다. 호는 환하고 멋진 기운이다.

맹자는 성선설, 사람은 정말 아름다운 기운을 가지고 태어났는데 살다 보면 호연한 기운이 숫돌처럼 닳아지기 시작한다. 찔려지고 상처 나고, 쪼개지고, 그런 기운이 점점 깎아지면 사람은 맹자 얘기대로 굶주리게 된다고 한다.

밥 먹는 것에 대한 굶주림이 아니라 정신적 굶주림이다. 사람이 배고프면 밥을 먹으면 된다. 정신적 굶주림에 처하면 정신이 멍하고, 허하고 울적하고, 인생 왜 사는지 그 굶주림을 사람들은 잘 못 느낀다. 배고프면 밥 찾아먹을 줄 아는데 정신적 궁핍은 헤어나기 힘들다. 그것은 자기가 채워야 될 문제다. 정신적 굶주림은 물질로 해결할 것이 아니고, 누가 도와줄 수도 없다. 배고프면 먹으면 되는데, 정신적 굶주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평생 내가 선을 행하고 살고 모진 말 안 하고, 남에게 가슴 아프게 안하고, 그런 인생을 사는 것이 정신적 굶주림의 양식이다. 

어떤가? 계선편을 복습해 상기해보자. 

공자가 말하였다. 선을 복으로서 보답해 줄 것이고, 선하지 못한 인생을 사는 사람은 재앙으로서 보답할 것이다, 사마온공이 말하였다. 반드시 그 자손이 지킬 수 있는 것이 아니요. 책을 물려주더라도 다 지킬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둡고 어둡게 음덕을 쌓아서 내 자손의 계책을 삼느니만 못 할 것이다, 동악성제가 수훈으로 선을 행하고 사는 인생이면 복은 당장 이르지 않으나 화에서 멀어지고, 당장 화는 나에게 다가오지 않을지라도 복은 멀어질 것이니, 선은 봄 동산의 풀과 같아서 그 자라는 것이 보이지 않을지라도 어느덧 자라있고, 악을 행하는 사람은 마치 숫돌과 같아서 그것이 손상되면 날마다 그것이 닳아짐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명심보감 계선편(繼善篇)을 보았다. 사마온공 말을 살펴보면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웰다잉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우리가 선(善)에 대해서 오늘부터라도 생각하는 시간이면 좋겠다. 

 

[필자소개] KT 사내역량강화 팀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한국미래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윈윈긍정변화컨설팅 대표교수, JK비전경영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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