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바이어 레버쿠젠으로 임대 이적하는 류승우(20)가 첫 해외 진출에 대한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류승우는 16일 오전 독일 출국을 앞두고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독일에서 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 후회 없는 1년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또 한 명의 코리아 분데스리거가 탄생했다.

지난 7월 터키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2골을 넣으며 일약 스타로 떠오른 류승우는 이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 세계적인 명문 구단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서두르지 않았다. 류승우는 성급한 해외 진출보다는 K리그에 남아 차분히 프로 경험을 쌓기를 원했다. 지난달 6일 자유선발선수로 프로축구 제주유나이티드의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해외 구단들의 구애는 끊이지 않았다. 특히 올 시즌 손흥민(21)을 영입해 성적과 마케팅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레버쿠젠이 지속적인 관심을 나타냈다.

막판까지 협상의 끈을 놓지 않았던 레버쿠젠은 1년 임대를 제의했다. 제주는 한국 축구와 선수 본인의 발전을 위해 힘겨운 결정을 내렸다. 임대 위탁 형식으로 류승우의 임대 이적에 합의했다.

한국 축구 최고 기대주인 류승우는 프로 첫 해를 한 살 터울 선배 손흥민과 함께 독일에서 보내게 됐다.

류승우는 "제주에서 내게 좋은 기회를 줬다. 팬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열심히 하겠다"며 "두려운 마음도 있지만 기대감도 크다.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후회 없는 1년을 보내고 오겠다"고 분데스리가 진출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내로라하는 유럽 리그들이 류승우를 원했지만 최종 목적지는 독일로 결정됐다.

류승우는 "한국을 대표하는 선배들이 독일 무대에서 길을 잘 닦아놓았기 때문에 나를 비롯한 후배들이 훨씬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나도 열심히 해서 나보다 어린 축구 유망주들에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

유럽 무대 성공의 키워드는 '현지 적응'이다. 류승우는 큰 짐을 덜었다. 손흥민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레버쿠젠에 있다.

류승우는 "레버쿠젠에는 (손)흥민이형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마음적으로 훨씬 안정이 된다"며 "그러나 프로가 된 만큼 흥민이형에게 어떤 도움을 바라기보다 나 혼자 힘으로 힘든 경쟁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굳은 각오를 다졌다 .

분데스리가는 지난해 유럽 축구를 평정한 현존 최고의 리그다. 류승우가 선진 축구를 배우는데 있어 더 없이 완벽한 무대다.

류승우는 "지금까지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분데스리가에서 직접 몸으로 배워보고 싶다"며 "개인적으로 수비력·피지컬·파워 부분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거친 독일 축구를 경험하며 단점들을 보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레버쿠젠행은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류승우가 K리그 진출을 선언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결정된 임대 이적이기에 이 과정 자체가 일종의 '편법'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14조 6항 2번째 조항에 따르면 '아마추어 선수가 신인선수 입단 희망서를 제출하지 않고 해외프로팀에 입단할 경우 5년간 K리그 등록을 금지한다'고 명시돼 있다.

류승우는 편법 논란은 사실이 아니라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그는 "편법 같은 것은 생각해본 적도 없다. 이번 임대는 제주에서 내게 좋은 기회를 준 것"이라며 "도르트문트 영입을 거절하고 난 뒤 솔직히 약간의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레버쿠젠에서 임대를 제의해 왔고 구단에서 이를 받아들였다. 나 역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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