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생명보험이 지난해 생보업계에서 가장 높은 불완전판매율을 기록했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KB생명의 지난해 불완전판매율은 24개 생보사 중 가장 높은 0.96%였다. 이는 업계 평균 0.26%의 3.7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는 같은 금융지주사 계열인 신한생명과 하나생명과도 비교된다. 신한생명의 경우 지난해 업계 평균보다 높은 0.37%의 불완전판매율을 기록했지만, KB생명보다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하나생명은 3만8000여 건의 신계약 중 불완전판매는 단 15건(0.04%)에 불과해 업계 최상위권에 위치했다.

불완전판매율은 신규계약 중 품질보증해지, 민원해지, 무효 건수의 총합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즉, 고객에게 보험상품과 관련된 기본사항 및 위험성 등 중요 정보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거나 허위·과장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는지를 의미한다.

특히, TM·CM·홈쇼핑 등 비대면판매 채널은 업계 내에서 불완전판매 증가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KB생명의 TM, 홈쇼핑 불완전판매율은 각각 0.04%, 0.06%에 불과하다. KB생명 판매 채널 중 가장 높은 불완전판매율을 기록한 것은 전속설계사(1.65%)다. 개인대리점, 방카슈랑스, 비대면채널 등을 통한 판매보다 전속설계사를 통한 보험상품 판매 시 높은 비율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

KB생명은 지난 2014년 KB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인해 영업력에 큰 타격을 입으면서, 설계사 조직 내실을 다져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카드사 데이터베이스에 의존할 수 없게 된 만큼 장기적으로 설계사를 육성해 영업 채널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

이 방침에 따라 2016년 말 502명이던 전속설계사 수를 이듬해 577명까지 늘렸지만, 지난해 430명으로 전속설계사 수가 다시 크게 줄어들었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KB생명의 전속설계사 수는 374명으로, 자산규모가 비슷한 메트라이프생명(3232명), DB생명(1484명)에 비해 규모가 상당히 작은 편이다.

장기적인 설계사 육성을 선언했지만, 설계사 정착률도 높지 않다. 지난해 KB생명의 13월차 설계사 등록정착률은 24.2%로 업계 평균(37.2%)보다 낮았다. 전속설계사의 75.8%는 1년 이상을 버티지 못하고 자리를 옮긴다는 것. 물론 정착률이 낮은 순위로 줄세우면, KB생명 위로는 아직 처브라이프, 푸본현대, 하나생명 등이 있다. 하지만 이중 KB생명과 자산 규모가 비슷한 곳은 푸본현대 정도다.

KB생명은 지난해 금감원의 변액보험 미스터리 쇼핑에서도 대부분의 평가항목에서 업계 평균을 크게 밑도는 점수를 받으며 유일하게 총점 60점 미만을 기록, 업계 꼴찌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또한 2017년 211억원에서 지난해 148억원으로 약 30% 가량 감소하면서 실적 부진 문제도 겹쳤다. KB생명이 올해 설계사 조직을 추슬러 불완전판매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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