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복권방. <사진=뉴시스>

로또 복권 1등 당첨자가 상습 절도를 일삼다 경찰에 적발됐다. 30대 남성 A씨는 2017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부산과 대구 지역 식당과 주점을 돌며 36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A씨가 경찰에 덜미를 잡힌 것은 로또 1등에 당첨된 과거를 자랑한 때문이다.

A씨가 범행 후 택시를 타고 도주하면서 택시기사에게 “예전에 경남에 살았고, 로또 1등에 당첨된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탐문 수사 끝에 이 제보를 받아 경남 지역 로또 복권 1등 당첨자를 검색해 A씨를 찾아냈다. A씨는 다른 죄로 부산구치소에 수감 중이었다. 

경찰은 “A씨가 로또 당첨금을 도박 등으로 탕진한 뒤 상습적으로 절도와 갈취 행각을 벌여온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로또 1등 당첨자들이 불행한 결말을 맞는 경우는 허다하다. <이코리아>는 로또복권 1등 당첨자 중 전과자로 전락한 사연을 집중 추적했다. 

◇ 역대 2위 당첨자, 사기범으로 전락

2003년 5월, 변변한 직업 없이 40대까지 교도소를 들락거리던 B씨는 역대 당첨금 2위에 해당하는 242억원 상당의 로또에 당첨되는 행운을 거머쥐게 된다.

이후 B씨는 한 채에 22억원인 고급 아파트 두 채를 구입했지만 아파트를 포함한 전 재산을 탕진하는 데 5년이 걸리지 않았다. 지식 없이 구입한 주식 가격이 폭락했고 사업에서도 실패를 거듭했다. 주위 사람들에게 선심으로 베푼 돈들도 대부분 돌려받지 못했다.

B씨는 4년 전 인터넷에서 만난 정 모씨(51)에게 주식 투자로 돈을 벌게 해 주겠다며 1억4천여만원을 받아냈다가 사기 혐의로 검거됐다. 서울 강동경찰서 관계자는 “피의자가 로또 당첨 영수증을 제시하며 재력을 과시하는 수법을 사기행각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 붙잡힌 순간에도 지갑엔 ‘로또복권’

2014년 3월 진주에서 로또복권 1등 당첨자가 절도범이 돼 경찰에 붙잡혔다. C씨는 2006년 6월 강도상해 혐의로 경찰에 수배를 받던 중 우연히 구입한 로또복권이 1등에 당첨되는 행운을 얻었다.

세금을 빼고 14억원이라는 당첨금을 갖게 된 C씨는 고액 수임료로 변호사를 선임해 벌금형을 받은 뒤 본격적으로 당첨금을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버지에게 집과 개인택시를 사주고 형에게 가게를 차려주기도 했지만 점점 도박과 유흥비로 돈을 흥청망청 날리기시작했다. 특히, C씨는 속칭 ‘포커’ 도박에 빠져 4억원을 잃었다.

경남 진주경찰서 관계자는 “C씨가 14억여원의 복권 당첨금을 도박과 유흥비 등으로 탕진한 뒤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상습적으로 훔쳤다”고 말했다. 적발 당시 C씨의 지갑에는 로또복권과 스포츠토토 등 복권이 여러 장 들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C씨는 경찰 조사에서 “그토록 원하던 로또복권 1등에 당첨됐으나 도박 때문에 큰돈을 날렸고 생활비가 없어 결국 이렇게 됐다”고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 ‘장물아비’가 된 로또 1등 당첨자

로또복권 1등에 당첨돼 수십억원의 당첨금을 받고도 범죄를 저지른 장물아비가 경찰에 붙잡혔다.

2003년 5월, 로또 1등에 당첨돼 34억원을 받은 D씨(46)는 당첨된 후 교도소 동기 이 모씨(26)가 훔친 물건을 사 들인 뒤 되팔았다가 장물 취득 및 알선 혐의로 구속됐다. 

D씨는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으로는 넉넉했지만 옛 ‘감방 동기’와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범행을 계속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설명은 다르다. 의리라기보다 검은 돈에 눈이 멀어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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