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더라도 대중 관세로 1000억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갈무리>

미중 무역협상 종결 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양국은 아직 핵심 쟁점사항과 관련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8일(현지시간) 관보에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공지했다. 인상된 관세 적용 시점은 오는 10일 0시 1분으로 미중 무역협상 시한과 동일하다. 무역협상에서 미국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강경대응하겠다는 최후 통첩인 셈.

미국이 최종 협상을 앞두고 강경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핵심 쟁점사항과 관련해 중국과의 조율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8일 미 정부 및 민간업체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지난 3일 무역합의 초안을 수정한 150쪽 분량의 문건을 미국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당초 중국이 미국의 핵심 요구사항과 관련해 법률 개정을 약속했으나, 수정된 초안에서는 관련 내용을 삭제하거나 행정규제 정도로 축소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요구사항은 중국의 불공정무역관행 개선을 위한 지식재산권 보호, 기술이전 강요 금지, 환율조작 중단 등의 조치다. 이는 애초에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분쟁에 돌입하게 된 핵심 원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공기업 중심의 중앙계획형 발전전략으로 성장을 견인해온 중국 정부으로서는 지금까지 구축한 경제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합의가 쉽지 않다.

미중 양국은 마지막 협상을 앞두고 상대방의 책임을 강조하며 설전을 벌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플로리다주 패너마시티비치에서 열린 유세에서 “우리가 매긴 관세가 보이나? 그들(중국)이 거래를 파기했기 때문이다”라며 중국 측 책임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매년 1000억 달러를 벌어들일테니 아무 문제 없다”며 “중국이 속임수를 멈출 때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중국 상무부 또한 USTR의 관세인상 공지 직후 성명을 내고 “무역 마찰을 악화시키는 것은 양국 및 전 세계 인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관세 조치를 시행한다면 중국은 부득이하게 필요한 보복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맞섰다. 환구시보 등 관영 언론에서도 미국의 부당한 요구에 중국은 당당히 맞서야 한다는 내용의 사설을 내보내고 있다.

류허 중국 부총리는 협상단과 함께 9~10일 이틀간 워싱턴에 머물며 마지막 협상테이블에 나설 예정이다. 관세 인상을 두고 날선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양국 협상단이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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