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8회 국회를 빛낸 바른정치언어상 시상식'에서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왼쪽)이 상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월호 망언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국회를 빛낸 바른정치언어상’을 수상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 의원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8회 국회를 빛낸 바른정치언어상 시상식' 수상자 자격으로 참석했다. 하지만 세월호 망언으로 논란이 된 정 의원이 올바른 정치언어 사용으로 상을 받는다는 사실에 여론은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16일 정 의원은 이날 아침에 받은 메시지라며 “세월호 그만 좀 우려 먹으라 하세요.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되는 거죠. 이제 징글징글해요”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거센 비난을 받았다.

정 의원의 세월호 망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 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 참패 이후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당의 처지를 “세월호처럼 침몰했다”고 표현해 논란이 됐다. 2017년 5월 자유한국당 중진의원 기자간담회에서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보수의 존립에 도움이 안되는 사람은 육모방망이로 근본적으로 뒤통수를 뽀개버려야한다"며 원색적인 표현해 언어 표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코리아>는 정확한 후보 선정 기준과 절차를 묻고자 학회 측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다만 학회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설명을 보면, 학회 소속 교수진 및 대학생 모니터단이 국회의원들의 정기국회 발언을 분석해 수상자를 선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7회 바른정치언어상의 경우, 국회의원 300명이 2017년 정기국회 100일간 했던 발언을 10여개 항목으로 나눠 조사해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설명돼있다.

일정 기간 동안 정기국회 내에서 한 발언만이 평가 대상이라면 정 의원도 수상자로 선정될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여러 차례 막말 논란을 일으킨 정치인에게 바른 언어를 사용했다며 상을 준다는 것은 상당히 역설적이다. 시상식을 주관한 학회 측도 후보군 선정 시 좀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한편 정 의원은 논란이 된 페이스북 글을 삭제하고 “유가족한테 한 발언이 아니다. 정치권에 세월호를 정쟁으로 이용하려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 뿐”이라며 해명에 나섰다. 한국당은 조만간 중앙윤리위원회를 소집하고 세월호 망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정 의원과 차명진 경기 부천 소사 당협위원장에 대한 징계를 논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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