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의 2016년 대선개입 공모 여부를 조사해온 로버트 뮬러 특검팀이 24일(현지시간)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으며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겠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수사가 종결된 것을 자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년 간 발목을 잡아온 러시아 스캔들로부터 벗어났다.

지난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결탁 여부를 조사해온 로버트 뮬러 특검팀은 24일(현지시간) 확실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이날 하원 법제사법위원회에 이같은 내용이 담긴 4쪽 분량의 특검수사 결과 요약본을 제출했다. 바 장관은 러시아가 2016년 미 대선에서 가짜뉴스 유포 등의 방식으로 개입한 점에 대해서는 인정했으나, “트럼프 캠프에 소속된 누군가가 러시아의 2016년 대선 개입 행위에 공모 또는 협력한 사실을 밝혀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스캔들을 수사하는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고하는 등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사법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판단을 유보했다. 다만 바 장관은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는지 결론을 내지는 않았지만, 그가 무죄라고 결론을 낸 것 또한 아니다”라는 단서를 달았다.

뮬러 특검은 지난 약 22개월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생명을 위협해온 가장 중요한 이슈다. 특히 선거조작이나 사법방해 혐의가 유죄로 결론났다면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 따라서 뮬러 특검이 소득없이 마무리된 것은, 지난 총선 패배로 운신의 폭이 좁아진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고의 정치적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는 2020년 재선을 대비해 지지자들을 결집할 수 있는 동력이 생겼을 뿐더러, 재선 가능성이 높아질 수록 중국, 북한을 비롯한 주요 국제협상에서도 추진력을 받을 수 있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미 하원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 수사결과 요약 보고서.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특검이 이같은 내용을 발표하자 트위터를 통해 기쁜 심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좋은 아침, 좋은 하루 되시라”며 기분좋은 인사로 이날의 트위터를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과거 대선 당시의 슬로건을 재차 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공모도 사법방해도 없었다. 완전한 무죄다.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라며 혐의를 벗은 것을 자축했다.

반면 2년여 가까이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온 뮬러 특검팀으로서는 확실한 공모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쓴웃음을 지어야 했다. 미 언론 유에스에이투데이(USA TODAY)에 따르면 지난 22개월간 뮬러 특검팀에 들어간 예산만 해도 무려 약 2550만 달러 수준. 다만 뮬러 특검팀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선대본부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에게 부과한 2674만달러를 비롯해 총 286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해 손해는 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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