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채권은 받을 채권으로 계상한 시점부터 12개월이 지나도록 돈을 받지 못한 악성 연체채권이란 것과 장기대여금이나 임차보증금처럼 처음부터 장기적인 성격의 채권으로 구분된다. 36개월 뒤에 받기로 한 대여금은 장기 대여금이고 10개월 뒤에 받기로 한 돈은 단기 대여금인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악성 연체 채권에 해당하는 장기채권이 문제다. 왜냐하면 임차보증금이나 장기대여금은 제때에 회수 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악성 연체 채권은 그 성격이 전혀 다르다. 통상적으로 매출채권 계상 후 30일 안에 현금이 입금되면 매출채권은 사라지고 현금 자산이 증가한다.

그런데 저 30일안에 현금이 입금 되지 않으면 그때부터 연체 채권으로 분류가 된다. 그 연체기간이 2개월을 넘어서 6개월이 되고 마침내 12개월이 넘어서면 이것은 악성 연체 채권이 되면서 계정도 단기에서 장기로 바뀌어야 한다. 그러나 건설회사는 이렇게 하기를 싫어한다. 왜냐하면 장기채권이 너무 많아지기 때문이다.

12개월에서 시간이 더 지나면 24개월 연체 채권, 더 악화되면 36개월 연체 채권이 되어 버린다. 이렇게 시간이 가면 갈수록 회수 가능성이 없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다. 따라서 모든 기업의 손익 관리의 기본은 악성 연체채권관리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연체 채권을 관리하는 기본은 연령 분석을 하는 것이다. 연체가 오래된 채권부터 발생 사유와 대책을 따져보면 이 채권이 회수 가능한 것인가 아니면 회수 불가능한 것인가 구분이 된다. 회수가 불가능한 원인을 세밀하게 파악해보면 임직원의 배임의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고 허위매출임이 드러날 수도 있다.

이렇게 연체 채권을 하나하나 관리하여 줄여 나가면 악성 연체 채권은 사라지게 되고 6개월 이상 연체 채권도 줄어들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2~3개월 연체 채권까지도 없어지게 된다. 이것이 정상적인 채권관리 방식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의 재무제표를 보면 눈에 띄는 것이 장기채권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삼성엔지니어링의 악성 연체 채권이 정말 없는 것일까? 아니면 어디에 숨어 있을 텐데 라는 호기심이 발동을 하였다. 건설회사에서 악성 연체 채권이 없으면 관리를 제대로 하는 우수한 회사라 할 수 있기 때문에 삼성엔지니어링 장기 채권에 대한 분석을 시작하였다.

먼저 GS건설과 포스코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의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채권 현황을 간단히 비교해보자. GS건설은 장기채권이 매년 증가하였다. 이런 것은 보기 드문 결과다. 왜냐하면 임대보증금은 늘 일정한 금액이 유지되는 성격이고 악성 연체 채권은 회수하든가 아니면 손실처리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년 계속해서 증가하지 않는다. 따라서 장기채권은 일정 하든가 아니면 발생했다가 없어 졌다 반복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포스코건설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장기채권이 별로 없던 상태에서 소액이 발생했다 다시 없어지는 모습이었다. 이것은 정상적인 형태다. 그런데 2017년에 갑자기 6,960억원이라는 장기채권이 발생하였으며 이것은 단기채권이 악성 연체채권으로 변하였기 때문에 단기에서 장기로 계정 변환이 일어난 것이었다.

그러나 삼성엔지니어링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장기채권 계정에는 매출채권이나 미청구공사금액이나 미수금이나 선급금이나 선급 비용 및 공사비 금액이 전혀 없다. 그렇다면 삼성엔지니어링의 채권 금액은 모두 12개월 이내의 단기채권 금액이라는 말이 된다.

이것이 다 진실이면 얼마나 좋을까. 허지만 이미 예상한대로 무엇인가 이상한 논리가 있었다. 첫째 장기대여금을 장기채권으로 나타내지 않고 구태여 장기 기타 채권이라는 이름으로 숨겼다는 점이다. 장기 대여금이라는 명확한 계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기타 항목의 다른 금액에 더한 것은 합리성이 없기 때문에 숨겼다는 표현이 결코 지나치다고 할 수가 없다.

둘째 2016년말부터 제대로 단기채권에 대한 연령 분석 내용을 주석으로 공시하였으나, 이 자료조차도 선급금이나 선급비용이나 선급공사비가 누락되어 있어 완전하지는 못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연령 분석 자료를 통하여 장기 연체채권 금액이 제법 많다는 것은 파악할 수가 있다.

예를 들면 2015년말 기준으로 12개월에서 24개월 연체된 매출채권이 무려 1259억원이나 되고 24개월이 지난 매출채권이 298억원이다. 과연 이 금액을 정상적인 채권으로 보고 단기채권으로 공시하는 것이 적정할까 아니면 저 금액은 계정을 변경하여 장기채권 그것도 연체채권으로 구분 공시하는 것이 맞을까?

이렇게 악성 연체 채권을 장기채권으로 공시하면 기업은 관리를 잘못한 것이 들어나게 됨으로 싫어한다. 반면에 투자자는 저렇게 악성 연체 채권을 구분하여 볼 수 있다면 투자 판단에 많은 도움을 얻을 수가 있을 것이다.

공시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업에 주식이라는 투자를 한 투자자에게 정확한 경영정보를 제공함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12개월 이상의 연체 채권은 장기채권 중에서도 악성 연체채권으로 반드시 구분하여 공시를 하여야 한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장기대여금을 장기채권으로 나타내면 장단기 채권 현황은 이렇게 변한다. 2012년 이전 자료는 없어서 장기채권으로 구분할 수가 없었다.

여기에다 연령분석에서 악성 연체채권으로 구분된 단기채권 금액을 장기 채권으로 나타내면 삼성엔지니어링의 장단기 채권 현황은 이렇게 변하게 된다. 2012년 이전 자료는 공시된 연령 분석이 없어서 구분할 수가 없었다.

결국 삼성엔지니어링은 장기채권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장기채권 계정으로 나타내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를 분식회계 또는 불성실 공시라고 하여야 할지는 필자도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을 투자자를 위한 공시 자료가 기업의 입맛에만 맞도록 이렇게 저렇게 다듬어지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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