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25일 종합검사 선정 지표(안)을 각 금융협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윤석헌 금감원장. <사진=뉴시스>

금융감독원이 올해 첫 종합검사를 앞두고 종합검사 대상 선정지표(안)을 공개했다. 특히 지난해 금융당국과 많은 갈등을 빚었던 보험업계는 이번 선정지표 공개로 더욱 긴장하는 모양새다.

25일 금감원이 각 금융협회에 전달한 선정지표(안)에 따르면, 보험업권 선정지표로는 불완전판매율, 보험금 부지급률 등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완전판매율은 신규 보험계약 중 고객에게 중요한 사항 및 위험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계약해지 및 무효가 발생한 비율이다. 불완전판매율이 높다는 것은 해당 보험사가 고객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지 않고 무리한 편법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다른 선정 지표인 보험금 부지급률은 보험금이 청구된 건 중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은 비율을 의미한다. 부지급률이 높을 수록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결국 고객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 생보업계, KDB・BNP 위험

그렇다면 해당 지표를 고려할 때 올해 첫 종합감사 대상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보험사는 어디일까? 생명보험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총 불완전판매 건수는 6711건으로 업계 평균 불완전판매율은 0.16%였다.

그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인 것은 0.98%를 기록한 KDB생명이었다. 특히 KDB  생명이 가장 높은 불완전판매율을 보인 것은 종신보험 상품으로 무려 1.58%의 수치를 기록했다. 그 뒤는 KB생명 0.61%, 처브라이프생명 0.50%, ABL생명 0.30%의 순이었다. 반면 교보라이프플래닛의 경우 신규계약 약 2만5천건 중 단 한 건의 불완전판매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도 하나생명 0.03%, BNP파리바카디프생명 0.04%, 농협생명 0.04% 등이 0.10% 이하의 불완전판매율을 기록해 합격점을 받았다.

반면 부지급률(업계 평균 0.82%)의 경우 낮은 불완전판매율을 보였던 BNP 파리바카디프생명이 2.78%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하지만 총 70건의 청구에 대해 2건이 부지급돼 ‘업계 최악’ 딱지를 붙이기에는 규모가 지나치게 작다. 청구건수가 1천건 이상인 경우로 한정하면  DGB생명이 1.84%로 가장 높았으며 푸본현대생명 1.66%, 농협생명 1.56%, KDB생명 1.17%의 순이었다. 라이나생명의 경우 평균보다 낮은 0.62%였으나 청구건수가 2위 삼성생명의 두배가 넘는 23만여건에 달해 부지급건수 또한 1443건으로 가장 많았다.

♢ 손보업계 에이스・메리츠화재 빨간불

손보업계의 경우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업계 평균 불완전판매율은 0.08%였다. 공시대상 16개 손보사 중 불완전판매율이 가장 높았던 것은 0.29%의 에이스손보로 2위 더케이손보(0.13%)와 비교해도 큰 격차를 보였다. 그 밖에 업계 평균을 웃돈 손보사는 AIG손보 0.11%, 메리츠화재 0.09% 등이었다.

부지급률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손보업계 평균은 1.46%였다. 상반기 기준 부지급률이 가장 높았던 손보사는 2.1%의 부지급률을 기록한 메리츠화재. 그 뒤는 AIG손보 2.07%, 삼성화재 1.99%, 롯데손보 1.46%의 순이었다.

물론 각 협회 공시자료가 종합검사의 절대적인 선정 기준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실제로 협회 공시자료에는 일부 통계적인 오류도 있어 보험업계에서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손보협회의 보험금 부지급률 공시에는 ‘당연면책’ 건수가 부지급건수로 포함돼 부지급률이 과다 산정되는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지난해 상반기 부지급률 1위였던 메리츠화재의 경우 당연면책 건수를 배제하고 다시 계산하면 부지급률으 2.10%에서 0.86%로 절반 이상 감소한다.

하지만 일부 자료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공시 자료를 완전히 무시하기도 어렵다. 최종적인 종합검사 대상 선정이 어떻게 발표될 지 알 수 없는 만큼, 협회 공시자료에서 나쁜 성적표를 받아든 보험사의 경우 긴장을 늦출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 삼성생명 부지급률, 업계 평균보다 높아

한편 지난해 즉시연금, 암보험 등의 문제로 금감원과 갈등을 빚었던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생보업계 선두권 업체들은 지난해 금감원이 종합검사 부활을 선언한 뒤 유력한 대상으로 거론돼왔다. 하지만 이번 종합검사 선정지표에서는 경쟁업체들에 비해 뚜렷하게 나쁜 수치를 기록하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생명의 경우 부지급률(0.98%)은 업계 평균(0.82%)보다 높았지만 불완전판매율은 0.06%로 상당히 양호했다. 한화생명 또한 부지급률은 업계 평균과 비슷한 0.84%였으며 불완전판매율도 평균(0.16%)보다 낮은 0.11%를 기록했다.

다만 삼성생명의 경우 암보험금 분쟁에서 다른 생보사에 비해 고객 대응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달 29일 기준 암입원보험금 분쟁 287건 중 단 2건에 대해서만 보험금을 지급했다. 한화생명, 교보생명의 보험금 지급권고 수용비율이 각각 40.2%, 28.0%인 것과 비교하면 삼성생명은 불과 0.7% 수준. 게다가 삼성생명은 보험금 지급권고에 아예 답변을 거부한 비율도 타 업체보다 높은 69%를 기록했다. 당시 국감에서 전 의원이 윤석헌 금감원장에게 암보험금 부지급률 문제를 강하게 질타한 만큼 이번 종합검사 대상 선정 시 이 부분이 고려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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