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하나금융그룹이 SKT, 키움증권과 손잡고 제3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뛰어들었다. 이미 신한금융그룹 또한 참전을 공식 발표한 터라, 거대 금융그룹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하나금융은 지난 19일 “SKT, 키움증권과 손잡고 미래 신기술 기반의 혁신적인 제3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신 ICT기술 위주로 사업을 강화 중인 SKT와 증권업계에서 핀테크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키움증권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과 SKT, 키움증권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의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 참여는 신한금융에 이어 두번째다. 신한금융은 지난 11일 모바일 송금서비스 ‘토스’의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3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 등 유력한 IT업계 후보들이 물러나며 흥행 부진이 우려됐던  제3인터넷전문은행 설립 경쟁도 열기를 띠게 됐다. 신한금융은 자체적으로 쌓아온 금융부문 노하우에 비바리퍼블리카의 핀테크 기술력을 더할 경우 금융위원회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1대 주주가 될 비바리퍼블리카가 인터넷은행 설립 및 유지에 필요한 충분한 자본금을 조달할 수 있느냐는 아직 의문이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은 이미 초기 사업 안정화를 위해 여러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신한금융의 조력이 있더라도 비바리퍼블리카가 어느 정도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을지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이 구성한 컨소시엄의 경우, 인터넷은행 설립시 키움증권이 1대 주주가 될 예정이다. 키움증권은 증권업계에서 온라인 시장 개척을 주도해온 대표적인 핀테크 기업이다. 하나금융과 SKT또한 지난 2017년 ‘핀크’라는 핀테크업체를 합작한 경험이 있다. 관련 분야의 노하우가 충분하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혁신성’을 중시하는 금융위원회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이전에 제공해왔던 서비스와는 차별화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두 컨소시엄 모두 설립 인가를 위해 과제가 남아있지만, 경우에 따라 두 곳 모두 인가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이 최대 2곳까지 신규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할 수 있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기 때문. 만약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인가를 받을 경우, KB 금융, 우리금융, 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그룹 모두가 인터넷은행에 참여하게 된다. KB금융은 카카오은행, 우리금융과 NH농협금융은 케이뱅크에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NH농협금융이 제3인터넷전문은행 인가 경쟁에 참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아보인다. 20일 이투데이에 따르면, NH농협금융 고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이 케이뱅크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 곳과 차별화되지 않으면 (인터넷은행을) 굳이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당국은 다음달 26~27일 신규 인가 신청을 받고 5월 중 예비인가를 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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