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금융업계 선두 경쟁이 점차 격화되고 있다. 올해부터 은행부문 수익 개선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비은행부문 알짜 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신한·KB·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 간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4대 금융그룹 순이익은 사상 최초로 10조원을 넘어서며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수익이 은행부문, 특히 이자수익에 기대고 있어 올해부터는 비슷한 성장세를 이어나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데다 대출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오는 7월부터 약 0.27%p 하향됨에 따라 4대 금융그룹은 비은행부문 확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은 신한금융은 비은행 계열사 인수전에서도 한발 앞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약 2조5000억원을 들여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4% 및 아시아신탁을 인수했다. 이 때문인지 신한금융은 최근 롯데캐피탈 인수전에서는 신한캐피탈과 사업부문이 겹친다며 예비입찰 신청을 포기했다.

다만 신한금융이 신사업분야에 대한 확장 속도를 늦추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신한금융은 간편송금서비스 ‘토스’의 운용사 비바리퍼블리카와 함께 제3 인터넨은행 진출을 선언했으며, 최근 7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전환우선주를 발행하며 자금 마련에 나섰다.

한편 지난해 신한금융에 선두 자리를 내준 KB 금융도 지난 12일 롯데캐피탈 예비입찰 제안서를 제출하며 1위 자리 재탈환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B금융이 만약 자산 규모 7조원 이상의 롯데캐피탈 인수에 성공한다면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자산 규모가 크게 늘어난 신한금융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다.

또한 그룹 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생명보험사를 강화하기 위해 매물을 물색할 가능성도 높다. 실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11월 “생명보험 쪽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어 이를 보강하려 한다”며 “인수합병과 관련해 국내외 기업들을 두루 모색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뚜렷한 매물이 시장에 나와있지 않아 생보사 인수 추진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마친 우리금융도 적극적인 비은행부문 인수의지를 보이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지난달 13일 열린 지주사 출범식에서 “비은행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M&A를 통해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자산운용사 및 부동산 신탁사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매물에 대한 인수합병을 우선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올해 하반기 부터는 증권사 등을 노릴 가능성도 남아있다.

하나금융은 롯데카드 인수전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지난 14일 롯데카드 예비입찰에는한화그룹과 하나금융지주,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 사모펀드(PE), 오릭스에퀴티코리아 등이 참여한 상태.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전이 한화그룹과 하나금융의 이파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지만, 롯데카드뿐만 아니라 캐피탈과 손보까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MBK파트너스가 변수다. 만약 하나금융이 한화그룹과 MBK파트너스 등 경쟁자를 물리치고 롯데카드 인수에 성공할 경우,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에 이어 업계 3위권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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