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호 DB손해보험 부사장.<사진=뉴시스>

[이코리아] DB손해보험 김남호 부사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회사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DB손해보험은 공시를 통해 매출액 17조3963억원, 영업 이익 724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액(17조8552억원)은 2.6%, 영업 이익(8678억원)은 16.5% 하락한 수치다. 당기 순이익 또한 감소했다. 지난해 5389억원을 기록해 전년(6691억원) 대비 19.5% 감소했다. 이처럼 부진한 실적은 김남호 부사장이 DB손해보험 부사장으로 선임된 후 나온 것이어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 

김남호 부사장은 지난해 1월 상무로 승진한지 1년만에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하면서 ‘총수 아들’ 후광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경영 능력이 검증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사장이라는 주요 직책을 맡은 것이 회사 발전에 적절한 결정이었느냐는 지적이 제기된 것. 실제로 그의 경력을 살펴보면, 동부제철과 동부팜한농(현 팜한농)에서 부장으로 근무한 후 2015년 DB금융연구소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부사장이 되는데 3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또 그가 자리를 옮긴 과정에는 공통점이 있다. 회사가 대부분 파산 직전이거나 몰락할 위기에 놓이자 다른 계열사로 옮겼다는 사실이다. 동부제철은 상장폐지에 몰릴 정도로 자본 잠식이 커 워크아웃을 맞았고 동부팜한농도 운영난을 겪다 2016년 4월 LG화학으로 넘어갔다. 

당시 김 부사장의 인사를 두고 부친인  김준기 전 회장의 부재를 메우기 위한 인사라는 말들이 나오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2017년 ‘성추행’ 사건이 불거진 후 회장직에서 물러난 때문이다. 김 부사장의 초고속 승진 배경에는 이런 여러 사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문제는 김 부사장의 경영 능력이다. 김 부사장이 DB손해보험의 주요 경영진으로 참여하면서 지난해 실적은 매출 영업이익 모두 하락했다. 실적이 뒷받침되면 오너 자제라 해도 능력을 평가받지만 반대의 경우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더 커진다.

김 부사장이 낙제점을 받은 것과 관련해 김정남 사장의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김정남 사장은 김준기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34년 넘게 ‘동부맨’으로 근무해왔다. 지난해 3월 4번째 연임에 성공하며  DB손해보험 매출 성장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김 부사장 승진 후 실적은 저조했다. 이 점이 김정남 사장과 김남호 부사장 모두에게 뼈아픈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DB 손보의 실적에 따라 김정남 사장의 입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사장의 임기는 2021년 3월까지이지만 실적 부진이 계속될 경우, 주주들로부터 중도 사퇴 압박이 커질 수 있다. 김남호 부사장도 예외는 아니다. 실적이 계속 하락하고 배당이 줄어들면 주주들이 '김남호 퇴출'을 본격 거론할 가능성이 높다. 

DB손보는 실적 부진에도 1주당 200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김 부사장은(587만9520주, 8.3%) 117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챙긴다. 김준기 전 회장과 김 부사장의 누나 김주원씨는 138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챙기게 된다. 오너일가를 합치면 배당금만 255억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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