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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거래세 인하' 두고 당정 엇박자
  • 임해원 기자
  • 승인 2019.01.1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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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업계 현장 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증권거래세 인하 논의와 관련해 당정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빌딩에서 열린 금융투자업계 현장 간담회에서 “자본시장 세제 이슈가 정치권에서 본격적으로 거론된 적이 없다는 얘기를 들으며 이제는 자본시장 세제개편을 공론화할 시점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금투업계 관계자들이 요청한 거래세 폐지 및 규제 완화 등의 사안에 긍정적으로 답변한 것.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거래세 인하, 폐지 문제는 당정이 조속히 검토하고 결론을 도출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거래세 문제에 있어서는 금융위원회도 여당과 같은 입장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6일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핀테크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검토 필요성에 대한 저희 입장은 (정부에) 말했는데 세제 당국도 입장이 있을 것"이라며 "당에서 말씀하셨으니 그에 대한 논의가 좀 더 본격적으로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반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단체장과의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양도소득세나 증권거래세 관련한 세입 문제는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검토해 나간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증권거래세 인하는 기재부 내부적으로 굉장히 밀도있게 검토된 바는 없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인사청문회 사전질의서에서도 증권거래세 인하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 부정적으로 답한 바 있다. 홍 부총리는 당시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이 극소수인데 증권거래세만 조정하는 경우 급격한 세수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며 “증권거래세율을 인하해도 증시 부양효과는 크게 없으면서 세수 감소만 발생하고 단기매매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답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기자들과 만나 증권거래세 인하 및 폐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홍 부총리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부총리-경제단체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 선진국보다 높은 증권거래세 폐지해야…

현행 증권거래세법에 따르면 주식 매각 시 양도가액의 0.3%(장외거래 시 0.5%)의 세금이 부과된다. 금융업계에서는 현행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거나 세율을 인하할 경우 위축된 투자심리가 풀려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지난 1995년, 1996년 두 차례 증권거래세율이 인하됐을 당시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증권거래세율이 주변국보다 높다는 점도 금투업계가 인하를 요구하는 이유 중 하나다. 현재 미국과 일본은 증권거래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으며중국・홍콩・태국 등은 0.1%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비교적 증권거래세율이 높은 편인 싱가포르도 0.2%로 우리나라에 비해 낮은 편이다.

또한 주식거래를 통해 차익을 실현한 경우 증권거래세와 양도소득세가 함께 부과되기 때문에 이중과세라는 비판도 있다. 특히 양도세 부과 대상의 주식 보유 하한선이 지난해 4월 25억원에서 15억원으로 낮춰지면서 이중과세 대상자가 늘어난 것도 문제다. 이 기준은 2021년 3억원까지 하락할 예정인데, 이중과세를 부담하는 주주가 늘어날 수록 증권거래세 폐지 주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증권거래세, 과도한 단기매매 억제 효과도

반면 증권거래세 유지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거래세가 폐지될 경우 극심한 단기투자 성향을 부채질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물론 거래세를 폐지하면 부동산에 과중하게 몰려있는 자산이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한 국내 주식시장의 특성 상, 거래세를 인하하면서 주식투자를 장려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엇갈린다.

게다가 증권거래세 폐지 시 고정적인 세수가 줄어든다는 문제도 있다.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 확대에 따른 이중과세 문제도, 단순하게 거래세를 폐지하기 보다는 주식양도소득세 개편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거래세율 인하가 자본시장 활성화에 과연 큰 도움이 될 것이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인하폭이 기대 이하일 경우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17일 “2011 년 0.015%의 업계 최저수수료를 부과하던 키움증권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증권사들이 은행연계채널에 한해 0.010%의 수수료를 제시하였지만 고객의 이동은 매우 제한적으로 발생했다”며 “인하폭이 크지 않을 경우 그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이어 “(증권거래세 인하 및 폐지가) 현실화되기 위한 필수 조건은 주식 양도소득세 개편”이라며 “증권거래세 인하 추진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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