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선수 심석희가 17일 오후 경기 수원지방법원에서 선수들을 상습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의 재판에 증인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심석희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가 조재범 전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추가 고소한 가운데 여자 선수들이 있어 룸살롱에 가지 않는다고 말한 코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체육계 성폭력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정용철 서강대 스포츠심리학과 교수는 10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일상적이고 만연한 체육계의 성폭력 실상을 공개했다. 정 교수는 “이런 일이 하루 이틀 있었던 게 아니다. 코치나 감독에게 폭행이나 성폭력 같은 학대를 당해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선수들도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0년 귀국해 전직 선수였던 제자하고 연구를 했다. 핸드볼 선수였던 대학원생(제자)이 자기 친구들, 전직 동료들을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제가 8명을 인터뷰 요청했는데  모두 거절을 당했다. 그래서 굉장히 놀라워서 왜 그러냐 했더니 ‘그때 시절을 회상하고 싶지 않다’ 이런 식으로 거부를 하는 것들을 보면서 뭔가 심상치 않은 일들이 있구나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결국 설득을 해서 한 네 분 정도를 인터뷰를 했는데 그 내용들을 보면 너무 충격적인 내용들이 굉장히 많다. 예를 들면 예전에 합숙소가 굉장히 많았다. 그리고 훈련하는 트레이닝의 장소가 사실은 매우 폐쇄된 공간이기도 하다. 이들이 학교를 다녀도 학교 안에서 굉장히 섬처럼 고립된 생활을 하고 심지어 남자 코치들은 여자 선수들이 자유롭게 다른 일반 학생들과 만나고 교류하는 것조차 굉장히 꺼려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다른 일을 하면 안 된다며 예를 들어 남자친구를 사귀는 거는 상상할 수 없다. 이런 일이 있으면 오히려 그걸 통해서 오히려 심각한 수준의 폭행과 성폭행이 이어지는 그런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나는 여자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룸살롱에 가지 않는다고 코치가 말하는 것을 목격한 선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한 코치가 “귀에다가 혀를 집어넣었다”는 등 녹취록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이같은 증언을 세상에 알리고자 논문에 담아 학계에 발표했으나 큰 반향을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지금 이런 전 국민적인 관심이나 분노 같은 게 사실은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필요하다. 정말 이번 기회에도 안 된다면 제가 생각할 때는 앞으로 한 5년, 10년이 지나도 아마 똑같은 일이 벌어질 거고 어쩌면 이런 일이 없어지는 건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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