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6일 인터넷 방송을 통해 정계 복귀 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있다. <사진=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 영상 갈무리>

 

[이코리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인터넷 방송 ‘알릴레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TV홍카콜라'를 통해 유튜브 활동을 시작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유 이사장의 유튜브 진출을 공개 비난하면서, 유튜브 상에서 좌우 대결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유 이사장은 지난 4일 자정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과의 대담으로 구성된 알릴레오 1화 영상을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보였다. 해당 영상은 3일 만에 약 210만회의 조회수를 올리며 누리꾼들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도 크게 증가했다. 알릴레오 1화 업로드 이전 10만명에도 미치지 못했던 노무현재단의 구독자 수는 7일 현자 약 52만명을 넘어섰다. 유 이사장 한 명의 영향력만으로 구독자 수가 무려 5배 이상 증가한 셈.

유 이사장이 성공적으로 유튜브에 진출하면서 이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던 홍 전 대표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를 통해 “유시민 유튜브가 나오면 그 유튜브는 친북 좌파들의 반상화에 불과할 것이다. 아마 거기에 들어가는 사람들을 나중에 보면 전부 친북 좌파들일 것”이라고 비난한바 있다.

홍 전 대표는 이어 “홍카콜라TV에서는 시작 일주일만에 구독자 13만을 돌파하고 조회수 300만을 돌파했다. 이제는 왠만한 종편보다 사회적 파급력이 더 커졌다”고 자평했다. 홍카콜라TV 를 비롯한 보수 유튜브 채널의 성장에 자극받은 유 이사장이 다급하게 유튜브 진출을 결정했다는 것. 홍 전 대표는 “유 의원은 대중의 분노심만 자극하는 특이한 재능이 있다. 그 재능으로 유튜브를 해보라”고 조언하며 “정권의 홍위병 방송을 하게 되면 친북좌파 외에는 유 이사장이 끌어들일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알릴레오 1화 방송 이후 TV홍카콜라와 노무현재단의 구독자 및 조회 수는 역전된 상태다. 홍 전 대표는 일주일만에 구독자 13만과 조회수 300만을 기록했다고 주장했으나, 노무현재단은 유 이사장 방송 이후 3일만에 구독자가 40만명 이상 증가했다.

조회수로 따져도 유 이사장이 판정승을 올린 것으로 판단된다. 알릴레오 1화는 58분에 이르는 긴 재생시간과 다소 딱딱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3일간 210만회의 조회수를 올렸다. 유튜브 주 시청층이 짧고 가벼운 영상을 선호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이 밖에도 1화 티저 및 예고영상, 4편의 알릴레오 1화 하이라이트 영상, 고칠레오 1화 등 지난 5일간 올라온 유 이사장 영상의 조회수를 모두 합치면 총 334만회. 홍 전 대표가 일주일간 기록한 누적 조회수를 이미 돌파한 상황이다. 홍 전 대표는 2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정치인 최대의 무기는 착각의 자유”라며 유 이사장의 유튜브 진출을 폄하했으나, 결과적으로는 본인이 착각의 자유를 누린 셈이 됐다.

2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진출에 대해 "친북좌파들의 반상화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진=TV홍카콜라 유튜브 채널 영상 갈무리>

 

유 이사장이 유튜브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그동안 보수성향 채널이 주도했던 유튜브 지형이 변화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간 유튜브의 시사, 정치 관련 컨텐츠는 정규재TV(35만명), 황장수의 뉴스브리핑(31만명) 등 보수성향의 대형 채널들에 의해 주도돼왔다. 자유한국당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 또한 4만2000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희경 의원은 개인 채널을 통해 5만2000여명의 구독자를 모아 국회의원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지난해 11월 야심차게 유튜브 채널 ‘씀’을 통해 인터넷 방송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현재까지 구독자 수는 2만5000여명에 불과하다. 두 달 간 27개의 영상을 올렸지만 누적 조회수는 겨우 약 20만회. 영상 1개당 조회수가 7500회에 불과한 수준이다. 더불어민주당 구 유튜브 채널과 미래소통국 구독자 수를 더해도 4만명을 넘지 못하는 수준. 그나마 손혜원 의원이 개인 채널에서 2만8000명의 구독자를 모아 체면치레를 하고 있다.

한편 유 이사장은 인터넷 방송이 정계 복귀를 위한 발판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유 이사장은 6일 노무현재단 채널에 올라온 고칠레오 1화에서 “(대통령) 안되고 싶다. 선거에 나가기도 싫다”며 “대통령은 국가의 강제권력을 움직여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다. 그런 무거운 책임을 안맡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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