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긴급 각료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친서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CNN 방송화면 갈무리>

[이코리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낸 친서를 공개하며 2차 북미회담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긴급 각료회의에서 김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친서를 꺼내보이며 “나는 방금 김정은으로부터 훌륭한 편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북한과 많은 진전을 이뤄왔다”며 “김 위원장과 나는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우리가 아닌 다른 정부가 들어섰다면 아시아에서 큰 전쟁이 일어났을 수도 있었다. 그 대신 우리는 잘 해나가고 있다”며 “나는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로켓도 (핵)실험도 없다는 것이 내가 아는 모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와 김 위원장 모두 서로 만나고 싶어한다”며 “멀지 않은 미래에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한국시간) 신년사에서 “나는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대통령과 마주앉을 준비가 되여있으며 반드시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대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한 화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2차 북미회담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면서, 미국 언론들도 이 소식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관계를 ‘펜팔’(정기적으로 편지를 주고받는 교우관계)에 비유했다. NYT는 “이처럼 특이한 펜팔 관계가 처음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한 쪽으로부터 이처럼 자랑스럽게 찬양받는 펜팔 관계는 거의 없었다”라고 전했다.

일부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호의적 태도를 보이며 북미회담을 빌미로 제재 완화 등 ‘당근’을 제공해서는 안된다는 태도를 보였다. 친트럼프 성향인 폭스뉴스는 3일 “임기 2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놀라운 성공 열 가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과 어떤 합의도 하지 않은 것을 트럼프 대통령의 다섯번째 성취로 꼽았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의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을 거부했다”며 “제재 완화, 북한 자산동결 해제, 종전협정 등 어느 것도 제시하지 않았고 오히려 김정은 최측근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추가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대북 압박을 계속한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 점에 주목했다. CNN은 “김정은은 협상과 군축의 선결 조건으로 미국의 제재 해제 및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기 위해 회담을 활용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프로그램 종결에 대한 확고한 증거 없이 이러한 제안을 고려할 정도로 어리석은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