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헬스케어가 11일 분식회계 의혹에 반박하며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 일부. <사진=셀트리온헬스케어 홈페이지 갈무리>

[이코리아] 금융감독원이 셀트리온헬스케어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감리에  나섰다. 금감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에 국내 판권을 되팔아 올린 수익을 매출로 잡은 것을 두고 고의적인 분식회계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앞서 시민단체인 분식회계추방연대 김영태 대표는 지난 11월 21일 <이코리아> 기고문에서 '셀트리온 헬스케어 분식회계인가?'라는 제목으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김영태 대표는 그 근거로 "회계처리 원칙에 의하면 재고자산의 수불등식은 반드시 일치하여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재고자산 수불등식이라는 것은 이렇게 구성된다. 기초재고자산+입고-불출(매출+타용도불출)=기말재고자산이다. 만약 이 등식이 성립되지 않으면 비정상적인 회계처리가 된다. 그런데 셀트리온헬스케어의 2016년과 2017년의 재고자산 수불등식이 성립되지 않는다. 무엇인가 엉터리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재고자산과 매출채권과 매출액이 정상이었는가 아니면 허위로 매출처리한 금액이 있었는가를 확인해야만 한다. 그리고 잘못된 숫자를 바로 잡아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2016년 2,180억원과 2017년 1,738억원의 허위 매출로 인하여 재고자산 수불등식이 맞지 아니하였고, 매출채권이 터무니 없이 증가하는 모순이 발생하게 된 것인가 아닌가를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특히 "허위 매출금액을 제거하면 2016년과 2017년 영업이익은 얼마만큼 변동이 발생할 것인가? 이것도 금융감독기관이 밝혀야 할 문제"라며 감리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금감원이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 부분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에 국내 판권을 되팔아 올린 수익을 매출로 잡은 부분이다. 이 부분은 셀트리온 측과 금감원의 시각이 상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이 생산한 의약품의 국내 판매를 전담하고 있는 계열사로, 사실상 두 회사는 한 몸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올해 2분기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국내 판권을 다시 셀트리온으로 넘겼고 그 대가로 218억원을 지급받았다. 문제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이 수익을 영업외수익이 아닌 매출로 취급했다는 것. 매출로 잡힌 218억원은 고스란히 영업이익으로 산입됐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총 15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국내 판권을 되판 대가로 받은 218억원이 추가되지 않았다면 영업손실을 기록할 수 있었던 상황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측은 국내 판권 판매 수익을 매출로 잡는 것이 회계 기준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에서 “당사가 보유한 전세계 독점판매권을 활용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활동을 통한 수익은 매출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주된 영업활동으로 발생된 금액인지에 따라 영업이익 여부를 판단하는데,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판권 판매도 폭넓은 의미에서 영업활동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셀트리온 헬스케어는 “당사는 보유한 독점판매권을 활용하여 국내외 제약사에게 sublicense(재실시권, 제3자에게 이용허락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라이선스)하고 제품을 판매하고, License fee(라이선스 수수료)를 수령하는 영업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권한을 매각하는 영업활동도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부광약품은 지난 8월 항암제 리보세라닙의 국내 개발 및 판매권과 일본·유럽지역 수익 일부를 에이치엘비생명과학에 400억원에 양도한 뒤 이를 매출로 잡은 바 있다. 하지만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경우 모회사에게 판권을 되팔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받는다. 관계사와의 판권거래까지 매출로 잡을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악용의 소지가 너무 커진다는 것.

또한 판권 매각으로 인한 수익은 지속적이 아닌 일회적 수익이기 때문에 매출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또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판권 매각대금 218억원을 매출에 추가하면서 2분기 영업손실이 영업이익으로 전환됐다는 점도 고의성을 의심하게 하는 부분이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유지로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됐던 바이오업계도 금감원의 셀트리온헬스케어 감리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셀트리온은 시가총액 30조원 규모의 바이오제약 대장주이며, 셀트리온헬스케오 또한 시가총액 10조원의 코스닥 1위 주식이다.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셀트리온 주가는 전일 대비 9.20% 하락한 22만2000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1.79% 하락한 7만18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