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마이크로닷 인스타그램 갈무리>

[이코리아] 유명 연예인의 가족에게 돈을 빌려줬다 돌려받지 못했다는 채권자들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연예계가 ‘빚투운동’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돈을 갚지 않고도 당당한 연예인 및 가족들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일부 연예인들은 오히려 가족이 진 빚을 성실하게 갚아온 것으로 알려져 응원을 받고 있다.

◇ 현재진행형 마이크로닷 사건

‘빚투운동’으로 가장 큰 비난을 받은 것은 최근 논란의 시발점이 된 래퍼 마이크로닷이다.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1998년 5월 충북 제천에서 친척과 이웃의 연대보증으로 대출한 자금과 농장을 처분해 마련한 돈을 들고 뉴질랜드로 몰래 이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의혹은 오래 전부터 제기돼왔으나 마이크로닷이 출연하는 예능프로그램에 그의 부모가 직접 출연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문제는 마이크로닷이 의혹 제기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초기에 강경 대응으로 나섰다는 것. 이후 제천경찰서에서 마이크로닷 부모의 피소 사실을 확인하는 한편, 당시 해당 사건을 다룬 언론 기사까지 밝혀지면서 사실관계가 명확해졌다. 마이크로닷은 “아들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태도를 바꿨다. 하지만 아직 공소시효가 남은 현재진행형 사건인데다, 마이크로닷이 부모의 사기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비난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 빚 갚고도 욕먹은 도끼

반면 래퍼 도끼의 경우 법적 책임이 없지만 해명 과정에서의 발언 때문에 비난을 받은 경우다. 지난 25일 도끼의 모친이 20년 전 동창생에게 1천만원을 빌린 뒤 아직까지 갚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마이크로닷 의혹과 달리 도끼의 모친은 사기 의도가 아닌 식당 운영상의 어려움 때문에 돈을 빌린 데다, 파산 판결까지 받아 법적 책임을 벗었다.

도끼는 26일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저희 어머니는 사기친 적이 없고 법적 절차를 밟은 것뿐이다”라며 “저에게 오시면 갚아드리겠다”고 해당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하지만 해명 과정에서 “내 한 달 밥값밖에 안 되는 돈인데 그거 가지고 잠적해서 우리 삶이 나아졌겠나”라고 말해 누리꾼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도끼는 “10억이다, 100억이다 이러면 검토해서 갚고 사과드리겠지만, '20년 전에 500만원씩 두 번 빌려 잠적한 뒤 TV에서 승승장구 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쓰렸다'는 건 다 X소리”라고 말했다.

사건 이후 도끼는 직접 피해자에게 연락해 모친의 채무를 변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피해자는 이데일리를 통해 “도끼가 사건이 불거진 후 곧바로 전화를 걸어와 변제 의사를 표하고, 문제를 깔끔하게 처리해주었다”며 정중한 사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자의 심정을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듯한 ‘밥값’ 발언으로 인해 도끼는 팬들의 호감을 상당 부분 상실하게 됐다.

배우 차예련씨. <사진=뉴시스>

◇ 친부 사기행각에 고통받는 연예인들

반면 ‘빚투운동’ 논란 속에서도 오히려 팬들의 동정과 응원을 받는 연예인들도 있다. 28일 마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배우 차예련은 지난 10년 간 아버지가 진 빚을 대신 갚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차예련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19세 때 아버지의 부도로 가족이 흩어져 이후 아버지와 따로 왕래를 하지 않았으며, 약 부친의 채무 10억원 가량을 대신 변제해왔다고 고백했다. 차예련의 부친은 유명 연예인인 딸의 이름을 악용해 토지거래 사기를 벌였다가 지난 2015년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차예련이 부친의 잘못을 대신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동정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아버지라는 사람이 남보다 못한 것 같다”며 “법적으로 연을 끊을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도 “부모가 사기친 돈으로 호강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차예련은 너무 불쌍하다. 가해자로 오해받아 비난까지 들어야 한다면 너무 억울할 것”이라고 말했다.

걸그룹 마마무의 멤버 휘인도 차예련과 비슷한 사례다.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휘인의 아버지에게 사기를 당해 집안이 어려워졌다는 폭로성 글이 올라왔다. 휘인은 소속사 RBW를 통해 이날 입장문을 내고 “친아버지는 가정에 무관심했고 가장으로서 역할도 등한시했다”며 부모가 2012년 이혼한 이후 아버지와 떨어져 살아왔다고 고백했다.

휘인은 이후 친부가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는 상태로 지내왔다며, 피해 사실에 대해서는 가족들과 상의해 원만히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이 문제를 왜 휘인이 해결해야 하나”, “사과할 필요도 없는 일 때문에 아픈 가정사가 폭로됐다”, “휘인은 오히려 피해자”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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