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탐사선 인사이트호가 조사 작업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에 대한 상상도. <사진=NASA/JPL-Caltech>

[이코리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Insight)호가 26일(현지시간) 화성 표면에 무사히 착륙했다.

NASA에 따르면 지난 5월 5일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된 인사이트호는 미 동부시간으로 26일 오후 2시 52분 59초 경 화성 적도 부근의 엘리시움 평원(Elysium Planitia)에 착륙했다.

NASA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화성이 새 로봇 입주민을 맞이했다”며 인사이트호의 성공적인 착륙을 자축했다. 짐 브리덴스타인 나사 국장은 “오늘 인류 역사에서 8번째로 화성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며 “이번 성공은 미국 및 국제 파트너들의 독창성과 우리 팀의 헌신과 인내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브리텐스타인 국장의 말대로 인사이트호는 1970년대부터 시작된 NASA의 화성 탐사 프로젝트에서 8번째로 화성에 안착한 탐사선이다. NASA가 최초로 화성에 안착시킨 탐사선은 지난 1976년 6월 19일 바이킹 1호가 화성 표면에 착륙한 바이킹 1호다. 실제 화성 표면에 최초로 착륙한 것은 1971년 구소련의 마스 3호였지만, 착륙 이후 20초만에 작동을 멈췄다. 

NASA의 바이킹 1호는 인류 역사상 두 번째 화성 착륙 탐사선이었지만 실제 조사 작업까지 수행한 것은 최초였다. 같은 해 8월 7일 바이킹 2호가 연이어 화성 착륙에 성공했고 두 탐사선은 각각 1982년, 1980년까지 임무를 수행하며 화성 사진 및 토양 분석 자료를 지구로 보냈다.

당시로서는 천문학적인 금액인 10억 달러가 소요된 화성 탐사 프로젝트였지만, 연이은 성공에 고무된 미국은 곧이어 마스 옵저버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하지만 1992년 9월 25일 발사된 화성 탐사 위성 마스 옵저버는 화성 궤도에 진입하기 3일 전 통신이 두절됐고, 8억 달러 이상이 들어간 옵저버 프로젝트의 완벽한 실패로 NASA도 여론의 비난에 시달려야했다.

화성탐사선 오퍼튜니티가 직접 촬영한 자신의 그림자. <사진=NASA/JPL-Caltech>

이후 상황을 반전시킨 것은 1997년 발사된 화성탐사선 마스 패스파인더다. 예산 삭감으로 역분사 로켓이 아닌 에어백을 사용했을 정도로 위험한 착륙 방식을 시도했지만 패스파인더는 성공적으로 화성 표면에 안착했다. 패스파인더에 탑재된 미국 최초의 이동식 무인 탐사선 소저너는 7화성일 동안 화성 토양에 관한 정보를 수집했다.

1999년은 다시 ‘실패의 해’였다. 1999년 1월 3일 화성을 향해 출발한 마스 폴라 랜더와 딥스페이스 2호는 화성 대기권 진입 직전인 12월 3일 이후 교신이 끊어졌다. 이후 NASA의 화성탐사 위성 마스 글로벌 서베이어를 통한 수색 작업이 실시됐지만 잔해를 발견하지 못했으며, 결국 2000년 NASA는 수색을 중지하고 프로젝트 실패를 선언했다.

하지만 두 번의 실패가 교훈이 됐는지, 이후 NASA의 화성탐사 프로젝트는 연이어 성공을 거두게 된다. 2003년 발사된 화성탐사선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는 2004년 1월 4일 무사히 화성에 안착해 오랜 기간 임무를 수행했다. 스피릿의 경우 초기 통신 두절로 NASA의 속을 태웠으나 이후 수십 번의 재부팅 끝에 임무를 재개, 당초 계획된 임무수행 기간 90일을 훌쩍 넘긴 2210일 간 활약했다. 같은 시기 임무를 시작한 오퍼튜니티는 올해까지도 수집한 자료를 보내왔다. 하지만 지난 6월 10일 마지막 신호를 보내온 뒤 강력한 모래폭풍으로 교신이 끊겼고, 현재까지 통신이 재개되지 않고 있다.

화성탐사선 큐리오시티가 촬영한 '셀카'. 사진 상에 로봇 팔이 보이지 않는 것은 여러 사진을 합성했기 때문. <사진=NASA/JPL-Caltech/MSSS>

2008년에는 고정식 화성탐사선 피닉스가 화성 착륙에 성공해 최초로 화성에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2012년에는 역대 화성 탐사선 중 최대 크기를 자랑하는 큐리오시티가 역분사 로켓에서 크레인을 내려 착륙시키는 기상천외한 방법을 통해 화성에 안착했다. 큐리오시티는 이후 화성에 생명체가 살기 위한 기본 조건인 메탄 가스와 유기화합물을 발견했다. 큐리오시티는 현재 오퍼튜니티와 함께 공식적으로 임무 종료가 선언되지 않고 화성에 머무르고 있는 유이한 탐사선이다.

한편 NASA 화성탐사 프로젝트의 막내 격인 인사이트호는 오는 2020년 11월 24일까지 약 2년간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인사이트호는 소저너와 같은 이동식 탐사선과 달리 한 자리에서 활동하는 고정식 탐사선(랜더)으로, 화성 지진파 및 내부온도를 측정해 행성 형성과정을 추적하기 위한 중요한 단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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