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채용 공고 지원서 중 일부 화면 갈무리

[이코리아] 오리온이 2018년 대졸 신입사원 채용과 관련해 지원서에 부모님의 직업은 물론 직위까지 기재하게 돼 있어 취업준비생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9일 청와대 청원에는 ‘이력서에 부모님 직업 물어보는 나쁜 기업 오리온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저는 어느덧 20대 후반으로 접어든 취업준비생이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청원자는 “.마케팅 또는 유통 분야에서 근무하고 싶어 해당 업종에 필요한 여러 스펙을 준비하면서 채용정보를 알아보던 중 오리온에서 대졸 신입사원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 그런데 오리온에서는 사람을 뽑는데 가족의 최종직장명과 직위를 쓰라고 한다. 그동안 많은 이력서를 작성해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이나 네이트의 취준생 카페에서도 가족 나이까지는 그렇다 쳐도 직장과 직위도 묻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저처럼 인맥도 없고 백도 없는 평범한 취준생은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요즘 같은 세상에 부모 직업과 직위를 묻다니요. 무슨 최종직위까지 물어보는 경우가 어디있나”라며 황당함을 표했다.

청원자는 “과거부터 대기업들이 채용할 때 백 있는 취준생을 먼저 뽑는다는 소문과 뉴스 보도도 접한 것 같은데 실제로 제가 이런 일을 당하니 너무 당황스럽다”며 “지인들에게 말하니 국민청원에 올리고 국가인권위에도 제보하라고 난리더”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런 나쁜 관행들을 사기업이니 제재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그냥 내버려두면 공정한 사회 건설은 영원히 이룰 수 없을 것이다.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주세요. 그러기 위해 오리온에 대한 제재를 요구한다”며 “취준생의 배경을 보고 뽑으려는 악덕 기업에 대해서는 반드시 처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처벌을 요구했다. 

오리온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1일까지 ‘2018년 하반기 오리온 대졸 신입사원 모집’ 공고를 내고, 4년제 대학교 졸업자 및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입사 지원을 받고 있다.

청원자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오리온 채용공고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지원서 절차에 따라 본인 인증 확인을 받은 후 지원서 작성란에 들어갔다. 청원자가 주장하는대로 가족의 직장명과 직위를 작성하는 공란이 눈에 들어왔다. 청원자가 주장하듯 부모의 배경이 없는 사람은 허탈감이 들 지원서로 느껴졌다. 

오리온 관계자는 "선택사항으로 입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 채용시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채용 공고를 관행적으로 진행하다 보니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다. 변경 삭제할 방침을 검토중인데 시스템 변경에 시간이 좀 걸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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