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목구멍 냉면 발언' 논란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태 전 공사는 8일 개인 블로그인 '태영호의 남북행동포럼'에서 '리선권 국수 목구멍 발언, 민족화해 입장에서 바라보자'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번 사건을 놓고 북한으로부터 공식 사죄를 받아내거나 리선권의 인사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본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리선권의 냉면발언을 처음 들었을 때, 과연 사실인가, 사실이라면 좌시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리선권이 남측 대기업 총수들 앞에서 그런 발언을 하였다면 전후 맥락에 관계없이 좀 오만무례한 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북한에서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가’라는 발언은 부모가 자식들에게, 상급이 하급에게 늘쌍하는 말이다. 이런 말을 듣고 불쾌해하거나 기분 나빠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더욱이 리선권이 우리 대기업총수들과 국수를 함께 먹으려 왔다는 상황을 고려할 때, 사전에 계획된 ‘의도적인 도발’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일례로 "북한도 간부들에게 주민들 앞에서 항상 언어예절을 잘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리선권도 좋은 의도에서 웃자고 한 말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태 전 공사는 "도발 의도가 없는 우발적인 문제들까지 사사건건 공식 사죄나 인사 조치를 요구한다면 잘못을 범한 사람을 대중 앞에서 비판시키고 처벌하는 북한노동당식, 중국공산당 홍위병식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태 전 공사는 또 "리선권의 냉면 막말이 논란이 된 것은 김정은도 다 알 것이다. 리선권 본인도 자극을 받았을 것이며 앞으로 남북회담에서 주의할 것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태 전 공사는 "한반도의 통일은 북한사람들의 인식 변화부터 시작되며 그러자면 북한의 잘못을 깨우쳐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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