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는 흰색이 대부분이지만 이런 분홍색(서흥구절초나 넓은잎구절초) 종류도 있다.

우리나라는 4계절이 뚜렷한 데다 전체의 63%가 산과 계곡으로 이뤄져 4,600종 정도의 다양한 식물들이 분포한다. 그래서 4월에 전국 어딜 가나 노란 개나리를 볼 수 있고 5월엔 철쭉꽃, 여름엔 진한 녹음이 우거지며 가을의 노랗고 붉은 단풍철을 지나 겨울에 상록과 흰 눈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연중 아름다운 공간에 살고 있다. 지구상에 이런 다양한 식생을 가진 나라는 그리 흔치 않다. 꽃과 잎이 아름다운 야생화 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을 중심으로 우리 생활주변에서 어떻게 가꿔야 하는지에 대해 전하고자 한다.

가을아침, 거실에 구절초 한송이 꽂혀 있어도 좋을 시간들이다.

음력 9월9일에 핀다는 구절초, 코스모스가 가을들판의 대표적인 도입꽃이라면 구절초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들국화류 중 으뜸인 가을국화이다. 코스모스는 향기가 없지만 구절초는 특유의 은은한 향기도 있어 한번 구절초 길을 걸어본 사람은 계속 그 길을 걷는다. 흔히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지만 ‘가을 여인’이란 꽃말처럼 계절변화를 아는 여성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줄기, 잎, 꽃 등은 약용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꽃은 따뜻한 차로도 대접받고 있으니 그야말로 버릴 게 없는 보배같은 우리꽃이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흰색 구절초, 약간의 향기도 난다.

구절초도 종류 15종, 약용으로도 이용

구절초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키가 60~70㎝까지 자란다. 꽃은 9~10월에 흰색이나 분홍색으로 약 한 달간 계속 핀다. 추위나 더위에도 잘 견디며 병해충에도 강한 편이라 우리나라 어디서든 심어 즐길 수 있다.

구절초 종류는 자생지 위치나 잎의 형태에 따라 울릉국화, 구절초, 산구절초, 바위구절초, 포천구절초, 한라구절초, 서흥구절초, 대구구절초, 영덕구절초, 낙동구절초, 제주구절초, 넓은잎구절초 등 15종류 정도가 있다. 꽃이 매우 청초하고 아름다워 관상가치가 높아 전국적으로 많이 심고 있다. 전북 정읍 산내에 있는 구절초 지방정원에서는 산과 골짜기 전체가 구절초로 덮여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올해는 10월6일부터 10일 동안 구절초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구절초는 꽃색과 잎 모양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다(우리나라에 15종류 분포).

구절초 심고 가꾸는 요령

정원이 있다면 다양한 공간에 심을 수 있다. 조경석 바위틈도 좋고 나무그늘 아래나 하루 종일 햇볕이 드는 현관 입구도 좋다. 한 두 포기 보다는 군락으로 심어야 가을정원에서 존재감이 확 산다. 구절초 번식은 다양한 방법이 있다. 그냥 가을에 씨앗을 받아 바로 뿌려도 2년 뒤면 꽃이 피게 되며, 늦은 봄이나 초여름에 새로 나온 가지를 삽목해도 곧 새 뿌리를 내린다. 여름 장마 오기 전에 30cm 정도 높이로 줄기를 잘라주면 키가 낮아지면서 꽃수가 많아져 꽃으로 꽉 찬 멋진 공간이 된다.  

 

<필자 약력>

- (사)정원문화포럼 회장(2014~)

- 농식품부, 산림청, 서울시, 경기도 꽃 및 정원분야 자문위원(2014~)

- 꽃과 정원교실 ‘꽃담아카데미’ 개원 운영(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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