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5월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헤어지며 포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3차 남북회담을 하루 앞두고 미국 언론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의 재회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체된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가 될 이번 3차 남북회담을 두고 미국 언론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2차 북미회담을 위한 다리를 놓을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서울시청 옥외 전광판에 실린 2차 남북정상회담 사진을 소개하며 한국 정부가 경색된 북미관계에도 불구하고 북핵문제에 대한 열정과 긍정적인 전망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이어 18일 3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비틀거리는 북미관계에도 불구하고 극적인 외교적 진전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WP는 이어 연락사무소 개설 등의 소식을 전하며 “한국은 이산가족 상봉, 문화·체육 교류 등 상대적으로 가벼운 조치를 통해 서서히 북한의 마음을 사고 있다”고 문재인 정부의 대북해법 스타일을 설명했다.

반면 WP는 문재인 정부의 유화적 대북해법이 트럼프 정부의 ‘최대압박’ 캠페인과 충돌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WP는 “문재인 지지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폐기하도록 확신시킬 수 있는 것은 오직 신뢰 구축 뿐”이라며 “이러한 접근법은 북한이 먼저 (핵무기를) 모두 치워버려야 한다는 트럼프 정부의 관점과 날카롭게 대비된다”고 설명했다.

CNBC는 이날 문재인 정부가 3차 남북회담에서 가장 어려운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NBC는 최근 북미 비핵화 협상의 더딘 행보를 설명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3차 회담에서 북미 정상회담의 애매한 비핵화 합의를 뛰어넘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CNBC는 이어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을 인용해 3차 남북회담이 북한의 비핵화 협상에 대한 진정성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원장은 “만약 북한이 선의를 가지고 협상을 해왔다면, 문 대통령은 (3차 회담에서) 좋은 결과를 가지고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나는 그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은 이어 핵무기 보유 목록 등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입증할 수 있는 명백한 신호를 가지고 돌아오는 것이 이번 회담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차 북미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3차 남북회담에서 확실한 토대를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열수 성신여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의 목표는 정체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위한 호의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북미관계 개선을 이끌어야 할 부담을 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한국 정부는 신중하게 톤과 태도를 조절해야 한다”며 “남북이 지나치게 가까워보일 경우 미국이 불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블룸버그는 16일 3차 남북회담이 한국 국내정치에도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3차 남북회담에는 세계평화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국내 정치적 아젠다까지 걸려있다며 “(3차 남북회담의 성공은) 한국인들이 치솟는 집값과 고용부진에 대한 불만을 잊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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