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게리 콘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책상에서 훔쳤다는 한미FTA 폐기 서한 내용이 공개됐다. 미국 CNN 방송은 6일 (현지시간)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의 신간‘Fear:Trump in the White House)’를 한 부 입수했다”고 전하고 그 내용을 공개했다.

이 서한은 트럼프 대통령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명의로 지난해 9월 5일 작성됐다. 수신인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다.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한미FTA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미국 경제에 최선의 이익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FTA 협정문 24.5조에 의거해 미국은 이 협정을 종료하기를 바란다”고 썼다. 트럼프대통령은 이어 “24.5조의 조항에 규정된 대로 이 협정은 통보일로부터 180일 뒤에 종료된다. 그 기간에 미국은 양국 공통의 경제적 관심사들에 대해 한국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썼다.

이 편지를 본 게리 콘 전 위원장은 한미FTA 폐기가 불러올 파장을 우려했다. 밥 우드워드는 책에서 당시 콘 전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서한에 서명할까봐 간담이 서늘했다”고 썼다. 콘 전 위원장이 “내가 대통령의 책상에서 그것(편지)을 훔쳤다. 나라를 보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는 것.

CNN은 당시 백악관 참모들이 트럼프 그 서한을 한국에 보낼 경우,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7초 안에 탐지할 수 있는 미국의 ‘1급 비밀’ 프로그램이 위태로워질 것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한때 미국 정치권에서 ‘한미 FTA 폐기’와 관련해 국가 안보를 연결하는 시각이 제기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CNN이 전한 7초 안에 북한 미사일을 탐지하는 미국의 1급 비밀 프로그램은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로 추측된다. 한반도 사드 반입을 놓고 한국 내에서 반대 목소리가 컸던만큼 한미 FTA가 폐기 될 경우 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한 것이다. 또한 한미FTA가 폐기되면 한국은 중국과 정치 경제적으로 더 밀착돼 미국으로서는 귀중한 동맹을 잃을 우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