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일 검찰 조사를 위해 부산지검에 출석하고 있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5일 경찰청 특별수사단에 소환된다.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조 전 청장에게 5일 오전 9시 출석할 것을 통보한 상태다 . 조 전 청장은 재직 당시 정권에 우호적인 댓글을 달도록 하는 등 사이버 여론조작 활동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받고 있다.

수사단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10~2012년 경찰청 보안국이 가짜 아이디 등을 사용, 일반인인 것처럼 위장해 구제역, 반값등록금,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등 각종 사회현안에 정부 및 경찰에 유리한 댓글 4만 여건을 단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 중이다. 특히 수사단은 전현직 경찰 관계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 전 청장이 경찰 댓글공작을 실질적으로 지휘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조 전 청장은 지난 7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댓글공작을 지시했다고 인정한 바 있다. 조 전 청장은 경기지방경찰청장(2009년 1월~2010년 1월) 및 서울지방경찰청장(2010년 1월~2010년 8월) 재임 시절 각각 50, 80여명 규모의 사이버 대응팀을 구성했으며, 이들에게 경찰 신분을 숨긴 채 댓글 활동을 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경찰청장(2010년 8월~2012년 4월) 재임 시절에는 수사·기획·정보·공보 등 전 부서를 상대로 사이버 여론대응 활동을 강화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댓글활동의 범위는 2009년 쌍용차 노조의 평택공장 점거 농성부터 천안함, 연평도 포격사건까지 다양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시작된 희망버스 운동에 대해 ‘절망버스’라는 조롱 댓글을 단 것도 경찰청 사이버대응팀이었다.

조 전 청장이 자신의 혐의를 인정한만큼 증거 인멸 우려는 없어 구속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