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커뮤니티 회원들이 분란 및 홍보 목적으로 작성된 글에 '빈 댓글'을 다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이코리아] 바이럴 마케팅이나 분란 목적의 글을 방지하기 위해 내용 없는 댓글을 다는 ‘빈 댓글’ 문화가 대형 온라인커뮤니티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스페이스바를 한두 번 치거나 “<>”를 입력할 경우 달리는 ‘빈 댓글’은 지난해 온라인커뮤니티 '클리앙'에서 한 회원이 분란 목적으로 작성된 글들을 차단하기 위해 처음 제안했다. 다수의 회원이 공감을 보이며 받아들여진 ‘빈 댓글’ 문화는 이후 바이럴마케팅이나 정치적 분란을 조장하는 글을 걸러내는 필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빈 댓글이 달린 글을 다수 작성한 회원의 경우 ‘어그로’(관심을 끌기 위해 일부러 분란 소지가 다분한 글을 반복해서 작성하는 유저)로 낙인찍혀 커뮤니티 내에서 배척당하기도 한다.

최근 클리앙 고유의 ‘빈 댓글’ 문화가 다른 온라인커뮤니티로 확산된 것은 ‘삽자루’로 알려진 수능강사 우형철씨가 25일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인터넷 강사들이 댓글 알바를 고용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이 계기가 됐다. 우씨는 강사들이 고용한 댓글 알바들이 온라인커뮤니티에 가입해 5~6개월간 일상적인 주제의 글을 올리며 정상 회원으로 위장한 뒤, 성수기인 11~12월부터 홍보성 글을 올린다고 증언했다. 우씨는 이어 일부 댓글 알바들이 라이벌 강사에 대한 공격성 글을 올리면서 특정 강사들의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해당 방송으로 인해 여러 온라인커뮤니티에서 댓글 조작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대안으로 클리앙이 활용하고 있는 ‘빈 댓글’ 문화가 떠오르게 된 것. ‘엠엘비파크’, ‘82쿡’, ‘오늘의 유머’, ‘뽐뿌’ 등의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지난 27일부터 ‘빈 댓글’을 달자는 제안이 다수 올라와 회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빈 댓글’이 바이럴 마케팅이나 분란성 글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을까? 일부 누리꾼들은 바이럴 마케팅 업체의 경우 게시물 수 및 댓글 수에 따라 단가를 책정하는데, 빈 댓글이 다수 달린 게시물의 경우 홍보를 요청한 의뢰인에게 보고하는 것이 곤란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빈 댓글로 인해 해당 커뮤니티에서 ‘어그로’로 낙인찍힌 계정의 경우 지속적인 활동이 곤란해 다시 가짜 계정을 만들어야 하는 수고가 들어간다는 것.

실제로 ‘엠엘비파크’의 경우 한 회원이 ‘빈 댓글’ 문화를 비난하는 글을 수차례 올렸다가 다중 계정을 사용해온 사실이 적발돼 영구 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뽐뿌’의 한 회원은 “빈 댓글을 달기 시작한 후로 홍보성 글이 이전보다 덜 보이는 것 같다”며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빈 댓글’ 문화가 다양한 의견의 표출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뮤니티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빈 댓글이 네이버 댓글란의 비공감 기능과 다를게 없다”며 “의견이 다르다고 ‘빈 댓글’을 달다보면 커뮤니타기 일방적 성향으로 흐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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