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 교무부장이 같은 학교에 다니는 자신의 쌍둥이 딸들에게 시험지를 유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중징계를 받게 됐다. 감사 결과, 교무부장은 자녀 학년의 문제지와 정답지 결재를 여섯 차례나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관련 의혹을 명백히 해소하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9일 숙명여고 학업성적 관리 특별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청은 "학교 시험지 평가 관리의 공정성을 훼손한 책임을 물어 자녀들에게 시험문제와 정답지를 유출한 의혹을 받고 있는 교무부장 등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육청은 또 시험 담당 교사에게도 경징계를 취하기로 했다.

특별 감사 결과, 쌍둥이의 아버지인 교무부장은 2016년부터 정기고사 출제문제와 정답 등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자녀가 속한 학년의 문제지와 정답지를 6회에 걸쳐 검토하고 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 고등학교 학업성적관리지침에 따르면, 학교 교원의 자녀가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경우 자녀가 속한 학년의 정기고사 문항 출제와 검토 업무에서 관련 교원은 배제하도록 돼 있다.

감사 결과 교무부장은 언론 등을 통해 “약 1분 동안 시험지를 봤다”고 주장했지만,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교육청 이민종 감사관은 “1분 보다는 훨씬 긴 시간을 단독으로 검토하고 결재한 사실을 교무부장이 조사과정에서 인정했다. 고사 담당 교사가 결재를 요청하면 교무부장이 보고 결재를 하는데, 교사는 수업에 들어가야 한다. 교무실에는 CCTV가 없고, 교무부장에게 단독으로 노출된 시간이 최장 50분 정도”라고 설명했다.

두 자녀가 정정 전 오답을 쓴 문제가 11문제로 나타났고, 이 가운데 1문제는 문이과가 구분되지 않은 1학년 때 두 자녀가 공통으로 정정 전 오답을 써냈고, 2학년 때 문과 6문제, 이과 4문제로 나타났다. 문과 정정 전 오답 중에는 서술형 1문제도 포함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사안에서 시험관련 자료의 유출 여부가 핵심인데 교무부장이 해당 학년의 문제지와 정답지를 검토·결재하는 과정에서 정기고사 자료를 유출했을 개연성이 있지만, 감사로는 이를 밝힐 수가 없었다.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해 관련 의혹을 명백하게 해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또 교무부장의 자녀가 재학 중인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평가 관리의 공정성을 훼손한 책임을 물어 교장·교감·교무부장은 중징계, 고사 담당교사는 경징계를 요구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사안을 계기로 정기고사 관리의 전반적 점검 및 비리예방과 학생배정 개선대책도 발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직원 자녀가 부모와 같은 학교에 재학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하기로 했다. 또 학업성적관리지침을 개정해 출제·검토·결재·인쇄 등 평가 전 과정에서 친인척이 재학 중인 교직원을 배제하기로 했다. 평가관리실, 인쇄실, 성적처리실 등을 분리 설치하는 등 출입관리대장을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다. 평가문제 인쇄기간 중에는 인쇄실에 CCTV를 설치해 24시간 관리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 학교 담당 장학사가 학교를 방문해 출제와 보안 등 고사 관리 전반을 점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