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리비아 무장단체에 한국인이 피랍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영상을 공개한 '218 뉴스'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코리아>는 218뉴스가 어떤 곳인지 운영자는 누구인지  등에 대해 알아봤다.

지난달 6일 리비아에서 한국인 1명이 무장단체에 납치된 사실이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리비아 민영방송사 218TV의 자매사 218뉴스는 지난 1일(현지시간)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현지 무장단체에 납치된 필리핀인 3명과 한국인 1명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약 2분 19초 분량의 영상에는 억류된 인질들이 모래바닥에 앉아있는 모습과 함께 뒤편에서 총기를 들고 이들을 감시하는 남성의 모습도 담겨 있다.

4명의 인질 중 한국인으로 보이는 한 남성은 “제발 도와달라. 대통령님. 내 조국은 한국이다”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이 남성은 이어 “상당히 고통스럽고 많은 문제가 있다. 아내와 아이들… 매일 두통이 심하다. 대통령님. 제발 도와달라”고 말했다. 필리핀인으로 추정되는 다른 인질 또한 “우리를 도와달라. 음식도, 약도 아무것도 없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납치범 영상을 최초 공개한 218뉴스는 218TV의 자매사로 지난 2017년 설립된 리비아 종합매체다. 218TV는 지난 2015년 8월 6일 설립된 리비아의 민영 무료위성방송채널로 본사는 요르단 암만에 위치해있다. 이 매체의 설립자는 리비아 출신 여성인권운동가 후다 에스라리와 반카다피 활동가 무자히드 보시피 부부로 현재 네덜란드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218뉴스의 홈페이지 및 페이스북에는 해당 영상을 입수한 기자의 이름이나, 영상을 제공한 소식원에 대한 설명이 전혀 나와 있지 않다. 하지만 218뉴스가 현지 무장단체와 모종의 연관이 있다면, 우리 정부가 납치범들과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일 것으로 보인다.

218뉴스 페이스북에는 많은 현지인들이 인질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이 사건 때문에 서트리폴리와 걸프 지역의 발전소 프로젝트를 완성할 한국인 기술자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며 “신이 물과 인질들을 다시 돌려보내주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현지 누리꾼은 “218뉴스는 대체 어떻게 이 영상을 입수한 거냐”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사진=218뉴스&#160;홈페이지&#160;갈무리>

외교부 설명에 따르면 지난달 6일 리비아 서부 자발 하사우나 지역에서 무장민병대가 현지 회사의 캠프에 침입, 필리핀인 3명과 한국인 1명을 납치하고 물품을 갈취했다. 외교부는 사건 발생 직후 신속대응팀을 파견하고 리비아 당국과 인질 구출을 위해 접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무장단체의 정체나 구체적인 요구사항 등은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한편, 외교부는 218뉴스가 영상을 공개하자 억류된 한국인을 구출하기 위해 리비아 당국과 협조 중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외교부는 사건 직후 회사 관계자의 신고로 사태를 파악했으나 국내 언론에는 보도자제(엠바고)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방 협상과정에서 사건이 언론을 통해 공개될 경우, 무장단체가 요구조건을 늘릴 것을 우려한 조치로 보인다.

중동문제 전문가 김영미 PD는 2일(한국시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납치범들이 IS 소속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PD는 “리비아 서부는 IS가 크게 활동하지 않는 지역이다. 서쪽은 리비아의 크고 작은 부족들이 살고 있는 사막지대”라며 “아마 각 부족들이 데리고 있는 민병대 중 무장세력이 이런 일을 벌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PD는 이어 “IS나 급진적 이슬람 무장 조직은 납치한 인질들의 복장을 오렌지복이나 이슬람 복장으로 갈아입힌다”며 “그렇지 않을 걸로 볼 때 단순한 민병대 조직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김 PD는 또한 인질들의 영상을 공개한 현지 언론사 ‘218뉴스’와의 접촉이 사건을 해결할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 PD는 “그 언론사가 영상을 입수한 경로가 있을 것”이라며 “(218뉴스가) 납치범과 서로 알고 있거나 어떤 커넥션이 있다고 생각하는게 가장 합리적인 추론”이라며 “납치범의 성격과 소재, 요구사항을 알아내려면 218뉴스 측에 접촉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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