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그룹 동영상 갈무리

[이코리아] 금융감독원이 돈스코이호 보물선 인양사업과 관련해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금감원관계자는 19일 “보물선 인양 사업과 관련해 풍문에만 의존해 투자할 경우 큰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며 “허위사실이나 과장된 풍문을 유포하는 경우 불공정 거래 행위로 형사처벌이나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금감원이 경고에 나선 이유는 최근 며칠 사이 보물선 테마주로 알려진 제일제강의 주가가 급등락하며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다수 발생한 때문이다. 제일제강 주가는 지난 17일까지만 해도 상한가로 치솟았다. 하지만 제일제강이 18일 “신일그룹과 최대주주 관계가 아니며 보물선 사업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공시하자 급락했다.

이런 가운데 신일그룹은 19일 경북 울릉군에 공유수면 점용 및 사용허가를 3년 연장하는 신청서를 낼 예정이다. 또 20일에는 포항지방해양수산청에 돈스코이호 발굴 허가 신청을 낸다.

신일그룹은 돈스코이호 발굴 허가가 나면 6개월 이내 인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발굴 허가를 받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다의 매장물을 발굴하려면 국유재산 관리 규정에 따라 매장물 추정가액의 10%를 발굴 보증금으로 내야 한다.

신일그룹이 주장하는 돈스코이호의 매장 가치는 약 150조. 따라서 15조원의 보증금을 내야 하는데 신일그룹은 그 막대한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 신일그룹 관계자는 19일 <이코리아>와 통화에서 보증금과 관련해 설명했다.
다음은 신일그룹 관계자와 일문일답.

돈스코이호의 가치를 150조원이라고 주장했다. 근거가 뭔가

-문헌 기록상 돈스코이호에 금화와 금괴가 200톤 가량 들어 있다고 돼 있다. 현재 가치로 환산해 150조원 정도 돼 그렇게 설명했다.

법규정상 발굴 보증금으로 10%를 공탁해야 하는데 15조원을 공탁할 계획인가

-아니다. 금괴가 있는지 실체부터 확인해야 한다. 돈스코이호는 철갑선이다. 철근의 국제 시세가 톤당 30만원인 점을 감안해 따져보니 약 12억원 정도 된다. 이중 10%인 1억 2천만원을 현금으로 내거나 보증증권으로 낼 계획이다.

돈스코이호에 금괴가 매장돼 있는지 불확실한데 보물선이라고 단정할 수 있나.

-문헌 기록을 바탕으로 확인하는 작업 중에 있다. 철제상자까지는 발견했다. 그 안에 뭐가 담겼는지 확인하려고 발굴 허가를 신청한 것이다.

발굴 허가에서 인양까지 시간과 자금이 많이 들지 싶다. 회사 자본금은 1억원인데 나머지 자금은 어떻게 조달할 계획인가.

-그 점에 대해서는 회사 경영진이 사전에 충분히 검토한 사안이다. 이미 매장 위치가 파악된만큼 발굴 허가만 나면 인양까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

돈스코이호 보도가 나오면서 신일그룹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런데 회사 홈페이지에는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점도 있었다.

신일그룹은 자본금 1억원으로 지난 6월 설립됐다. 회사 홈페이지에는 “1979년 설립된 신일건업을 모태로 한 글로벌 건설·해운·바이오·블록체인그룹”이라고 소개하고 있으나, 네트워크에▲명품 화장품 ▲인형뽑기방도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사업과 인형뽑기 사업은 상식적으로 매칭이 안돼 혼란스럽게 느껴졌다. 신일그룹이 왜 인형뽑기 매장 사진까지 홈페이지에 올리고 소개를 했는지 물어봤다.

이해가 가지 않은 점은 또 있었다. 신일그룹 홈페이지에 1588XXXX(회장)으로 표기된 번호로 전화해보니 “꽃 배달 서비스입니다”라는 멘트가 나왔다. 정상적인 회사라면 이런 표기를 하지 않고 꽃배달 서비스라는 멘트도 나올 리 없다. 이에 대해 신일그룹 관계자는 “그전 관계사 홈페이지로 우리와 무관하다. 바이오사업이나 블록체인사업이라고 소개한 것은 우리 계열사가 아니다. 인형뽑기방도 우리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신일그룹이 최근 회사를 설립하고 홈페이지를 만든 것 아니냐고 묻자 이 관계자는 “회사가 6월 1일 설립된 것은 맞다. 하지만 현재 홈페이지에 소개된 내용은 우리 회사와 무관하다. 새 홈페이지는 19일 오후 오픈 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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