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후 전북 군산시 장미동의 한 유흥주점에서 불이 나 3명이 사망하고 30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지난 17일 전북 군산시 장미동 주점에 불을 질러 33명의 사상자를 낸 용의자 이모(55)씨가 손님이 몰리는 시각을 기다렸다가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방화 동기가 지금까지 밝혀진 '술값 시비'를 넘어 '인명 살상'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높아 경찰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전북 경찰청에 따르면 이 씨는 20일 조사에서 “군산 내항에 정박한 선박에서 휘발유를 훔쳐 기름통에 담았다. 주점 앞에 기름통을 놓고 기다렸다”고 진술했다. 이어  “주점 안에 손님이 많은 것을 확인하고 바닥에 휘발유를 뿌린 다음에 라이터로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앞서 이씨는 전날 조사에서 "외상값이 10만원 있었는데 주점 주인이 20만원을 달라고 해서 그랬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었다.

경찰은 그러나 이씨가 단순 화풀이 차원이 아닌 용의주도한 계획하에 범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 근거로 경찰은 “이 씨가 선박에서 휘발유를 훔친 시각은 범행 당일 오후 6시로 확인됐다. 용의자는 불을 지르기 전까지 3시간 30분 넘게 주점 앞에서 기다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2도 화상을 입고 경기도 한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경찰은 이 씨 치료가 끝나는대로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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