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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6·13 지방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자유한국당은 텃밭인 구미까지 내주며 반전에 실패했고, 바른미래당은 단 한 곳의 지자체장도 배출하지 못한 채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됐다. 민주평화당은 호남에서 5명의 기초단체장을 배출하며 체면을 차렸다.

14일 오전 10시 현재 대부분의 선거구에서 개표가 마무리되며 6·13 지방선거의 윤곽이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은 총 17곳의 시·도지사 선거에서 14명, 226곳의 구·시·군장 선거에서 151명의 당선자를 배출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12곳 중 11곳의 선거구에서 승리해 향후 국정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됐다.

민주당은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우세를 보인 가운데, 수도권에서 가장 의미있는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은 서울·인천·경기 세 곳의 광역단체장을 모두 차지한데 이어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서울 서초구, 경기도 연천·가평군, 인천 강화군 등 네 곳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석권했다.

또한 민주당은 선거 막판 변수가 발생했던 지역에서도 2위와 상당한 표차를 보이며 민주당 깃발을 꽂았다. 가장 뜨거운 이슈였던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바른미래당 김영환 후보가 김부선 스캔들을 내세워 네거티브 공세를 펼쳤으나, 이 후보는 최종 득표율 56.4%로 당선에 성공했다. 반면 막판까지 추격해온 남경필 한국당 후보는 35.5%를 기록, 약 21%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충남의 경우 지난 3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비서 성폭행 의혹이 보도되며 표심이 흔들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후보가 62.6%의 득표율로 이인제 자유한국당 후보를 27만표차로 따돌리며 당선됐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의 여파로 막판 혼전이 예상됐던 경남지사 선거도 김경수 민주당 후보가 52.8%를 득표해 한국당 김태호 후보를 9.2% 차이로 따돌리고 승리를 확정지었다. 경남은 개표 초기 김태호 후보가 1만표 이상 앞서며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창원·김해 등 김경수 후보의 우세 지역 개표가 진행되면서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의 경우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에 1위를 내주며 참패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당선자를 배출한 곳은 226곳 중 53곳에 그쳤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부울경 지역이 한국당에 등을 돌리면서 확연한 표심 변화를 보여줬다. 한국당은 부울경 광역단체장을 모두 민주당에 내줬으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부산 서구 공한수 후보, 수영구 강성태 후보 등 단 두 명의 당선자를 배출했을 뿐, 울산에서는 전패했다. 경남에서는 10명의 당선자를 배출했지만, 창원·양산·김해·거제 등 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는 모두 낙선했다.

게다가 구미시에서 민주당 장세용 후보가 당선되면서 한국당 텃밭으로 불리던 대구·경북에서도 이변이 일어났다. 장세용 후보는 7만4883표(40.79%)를 얻어 이양호 후보를 약 3800표차로 따돌리고 구미 최초의 민주당 시장으로 당선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높은 상징성을 가진 구미시에 민주당이 당선자를 배출하면서, 보수 진영에서는 TK도 안심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단 한 명의 지자체장도 배출하지 못했다. 특히 안철수 후보가 출마하며 관심을 모았던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23.3%)에게도 밀리며 3위(19.6%)에 그쳤다. 안철후 후보는 13일 출구조사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민의 준엄한 선택을 존중하며 겸허하게 받들겠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정의당 또한 지자체장 배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정의당은 정당투표에서 약 9%의 지지율을 보이며 바른미래당을 앞서 제3당의 입지를 다졌다. 특히 정의당은 광주의 경우 광역비례대표 선거에서 정당득표율 12.77%를 기록해, 8.23%의 민주평화당을 제치고 2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4일 열린 중앙선대위에서 “목표했던 두 자릿수 지지율에는 아깝게 미치지 못했지만, 양당 독점체제를 견제하는 제3당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고 자평했다.

민주평화당은 전북 익산·고창, 전남 고흥·함평·해남에서 5명의 기초단체장을 배출하는데 그쳤다. 당선자 수도 적지만 내용 면에서도 성적이 좋지 못하다. 기반지역인 호남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과 50% 이상의 격차를 보였기 때문. 특히 전남지사 선거의 경우 민영삼 평화당 후보는 10.6%에 그쳐 김영록 민주당 후보(77.1%)와 66.5%의 차이로 대패했다. 장정숙 평화당 대변인은 14일 논평을 통해 “당의 소중한 존립기반을 확인했으며 전체적으로 선전했다”며 “반드시 당을 재건해 지지와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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