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과 스마트복지
상태바
기본소득과 스마트복지
  • 여정현
  • 승인 2018.05.30 12: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4차 산업혁명의 전개로 로봇들이 우리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간다고 벌써부터 아우성이다. 한국의 로봇 보유량은 4만대로 세계 최고수준이다. 힘들고 어려운 일은 로봇이 대행하고 인공지능이 사람의 인지력이 수행하던 일을 대행하고 있다. 2025년경에는 제4차 산업혁명이 어느 정도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일자리를 상실하는 다수의 사람들은 정부의 복지혜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한국사람들은 세금을 적게 내고 복지혜택도 적게 받는 편이다. 복지혜택에 대한 한국의 국민부담율은 약 25%로 복지선진국이라는 스웨덴의 약 43%보다는 월등히 낮다. 그래서, 한국은 그동안 저부담·저복지 국가로 분류되고 있는데, 제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 한국도 저부담·중복지 국가로 점차 변모할 것이다. 이 글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의 진행으로 전개될 복지제도의 전반적인 변화에 대하여 살펴본다.

<사진 출처 = 플리커 '인디아 타임 뉴스'>

블록체인 기술로 지하경제 투명화

제4차 산업혁명이 어느 정도 완성되면 정부의 거버넌스는 효율적인 생산보다 효율적인 분배에 치중하게 된다. 프랑스는 2016년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여 디지털공화국을 위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당시 프랑스의 국민들은 전통적인 의원 간의 토론이나 공청회를 열기보다는 무려 18,000명을 동원하여 클라우드 기법으로 디지털공화국법안을 입안하였다. 분배에 대한 방법에 대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모아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또 다른 변화는 블록체인이다. 미래세대에서는 분배에 대한 결정도 국가의 제도권보다는 블록체인과 같은 탈국가적인 체계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블록체인 2.0기술을 이용한 가상화폐들은 이미 복잡한 스크립트문들을 화폐에 추가할 수 있다. 그런데, 복잡한 스크립트문을 포함한 가상화폐는 세금을 자동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징수할 수도 있다. 한국의 지하경제 규모는 GDP의 26%대로 400조원에 가깝다. 그런데, 블록체인은 지하경제로 축적한 부로 복지제도에 대한 무임승차나 모럴해저드를 막는데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동시에 암호화화폐 기술은 징수된 세금이 복지 제도를 통하여 분배되는 과정을 투명하게 추적할 수도 있다. 만약 기부금이나 정치자금을 가상화폐로 기부 받는다면 개인이 제공한 자금이 어떻게, 어디서 사용이 되었는지를 추적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복지제도를 마련하기 위한 실업률 등은 통계적 기법으로 조사된다. 하지만, 전수조사기술인 빅데이터 기술이 발달한다면 통계적 기법보다 복지수요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게 되고, 동시에 불필요한 지출이나 낭비를 막을 수도 있다.

 

기본소득, 실업문제 대안으로 떠올라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로봇이나 인공지능을 보유하지 못한 사람들은 지속적인 수익을 획득하기 점점 어려워진다. 이러한 시대에 기본소득은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일찍이 로봇이 인간노동을 대체할 경우, 실업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기본소득‘제도라고 주장하여 더욱 유명세를 탔다. 이 제도는 생계에 필요한 최소소득을 소득이나 재산의 다소와 관계없이 매월 지급하는 것이다. 기본소득은 이상적으로 보이나, 기본소득제도가 작동하면 정부의 부담이 가중되므로 기존의 복지혜택은 축소가 불가피하다.

기본소득 개념은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나온 것이 아니라, 토마스 페인과 같은 사상가들이 18세기에 이미 제시하였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1960년대에 기본소득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고, 캐나다, 인도, 브라질,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도 기본소득의 실험은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브라질에서는 ‘보우싸 파밀리아’라고 빈곤 가정에 6만원에 가까운 돈을 제공하는 제도가 도입되었는데, 정부는 예산 확보가 어려워 편법을 사용하였고,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경제정책실패와 회계문제로 탄핵당하고 말았다.

미국의 창업육성벤처인 '와이콤비네이터'는 최근 실리콘밸리 인근 도시 중 흑인거주자들이 많은 오클랜드에서 1,000여 가정에게 매월100-200만원을 주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오클랜드가 선정된 이유는 소득의 편차가 상당히 심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거주할 당시 흑인 청년이 체포도중 경찰의 총에 사살되기도 하였고, 흑인 폭동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아직까지 와이콤비네이터의 실험은 진행 중이다.

복지 선진국으로 유명한 핀란드는 지난 해 1월부터 기본소득에 대한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실험은 25-58세 실직자 17만명 중 2,000명을 뽑아 매월 74만원을 현금으로 지원하는 것이었다. 이 제도는 장기적으로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으라는 취지에서 도입되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제도가 실업을 줄이는데 크게 기여하지 못하였다는 평가를 받았고 핀란드는 향후에 실험을 계속할 의도는 있으나 일단 중단했다.

기본소득을 받게 되면 사람들이 보다 창조적인 활동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줄어서 경제가 타격을 입는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다. 사실 모든 직업이 신의 부름이란 칼뱅의 직업소명설은 지난 몇백년동안 유럽을 발전시킨 원동력이 되었다. 그래서 기본소득은 인간에게 기본적인 욕구단계가 자동으로 충족되면 근로의욕이 저하된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개인의 창의력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노력은 다소의 어려움과 탐욕이 개입되어야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다.

 

스마트복지를 제공할 새로운 정부

제4차 산업혁명의 진행으로 복지는 점차 똑똑해지고 있다. 한가지 새로운 실험은 기본소득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일정부분은 지역화폐 등의 특수한 화폐로 지급하여, 복지혜택이 지역경제에 이바지하게 하는 방법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지역화폐를 아예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통화로 발행하는데, 원할 경우 꼬리표를 달아 사용처를 쉽게 추적할 수도 있다.

한국의 중앙부처는 이미 360여 가지 복지제도를 시행되고 있고, 지자체도 1만 가지가 넘는 복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4년 전 생활고에 시달린 송파세모녀가 자살하였고, 얼마 전에는 증평의 모녀와 구미의 부자가 숨진 채 발견되었다. 문제는 제도가 아니라 주변에 대한 관심이 없어서인데, 최근에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어려운 이웃에 대한 관찰을 대신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송파3모녀 사건 후에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긴급복지대상자를 발굴하는 정책이 추진되었다. 하지만 증평모녀 사망사건의 경우 전기사용 명의인이 아파트 관리사무소로 되어 있었고, 실사용자와 명의자가 일치하지 않는 문제가 참사를 낳았다. 제도도 중요하지만 운영하는 사람들의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다. 미래 사회에는 복지수요를 파악하기 위하여 전력사용량을 분석하는 것을 뛰어넘어 인공지능 냉장고, 인공지능스피커, 스마트워치, 로봇애완견도 숨어 있는 복지구호 대상자를 효과적으로 찾아낼 것이다. 확대되고 있는 스마트버튼은 노인이나 장애인들이 더욱 편리하게 복지단체에 지원을 요청하도록 할 것이다.

미래에는 더 나아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융합하는 O2O형태의 정부가 등장하여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사물인터넷 기술의 확대로 현실세계는 클라우드에 복제될 것이다. 그리고, 가상의 세계에 존재하는 전자정부는 디지털 트윈이 되어 현실 정부에 복지와 관련된 해답을 제시할 것이다. 바이오기술과 정보통신 기술은 융합하여 복지수요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며, 합리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며 적절한 일자리와 직업교육를 제시할 것이다.

 

여정현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 대우그룹 회장비서실

- 안양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 (주)명정보기술 산호세법인 근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