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화면 갈무리>

[이코리아]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에 대한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허위 학력, 여자관계, 거액 사유재산 의혹 등이다.

5월 1일 방송된 MBC ‘PD수첩’은 이 3가지 의혹을 추적하면 근거를 제시했다. PD수첩 보도에 따르면, 설정스님은 지난해 총무원장 선거과정에서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 학력 위조, 사유 재산 은닉과 은처자 의혹이다.

학력 위조 문제는,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설정스님이 서울대 원예학과를 졸업하지 않았다는 데서 출발한다. 앞서 설정스님은 자필 이력서에 1974년 서울대 농과대학을 수료했다고 적었다. 설정스님이 주지를 지낸 수덕사도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정문에서 촬영한 설정스님 사진을 공개한 적이 있다. 설정스님 대담집에도 서울대학교에 다니던 시절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서울대는 설정스님 본명인 전득수라는 학생은 학적에 없다고 답변했다.

논란이 일자 설정스님은 “한국방송통신대학교를 졸업했다”고 해명했다.

더 큰 문제는 은처자 의혹이다. 조계종은 종법상 독신자만 승려로 인정하고 있다. 이에 불교 전문 매체는 “설정스님에게 숨겨진 딸이 있으며, 그 딸은 설정스님과 여승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뉴스렙 이석만 대표는 “절에 들어온 지 얼마 안됐을 때 설정스님이 출장을 간다면서 어린 사미니(여승)을 데리고 다녔다고 한다. 여관을 2개 잡았는데 강제적으로 당했다. 그래서 임신을 하게 됐는데 이후 생활비를 한 푼도 못 받았다”고 주장했다. 

딸로 지목된 전은경(가명)이 1999년 설정스님 상대로 친자확인소송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 9살이던 전은경의 법정대리인은 친모 김소정(가명)이었다. 전은경은 설정스님의 큰형 전동수(가명)의 자녀로 입적됐다. 바로 윗 형제와는 15살 차이였다. 지난해 설정스님 큰형 전동수가 사망했다. 사위나 며느리 이름까지 다 상주 가족명단에 있었으나 전은경이란 이름은 없었다.

설정스님이 제35대 조계종 총무원장에 당선된 뒤 원로회의 인준 과정에서 설정스님 해당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당시 원로회의에 참여했던 지성스님은 “자기는 그런 사실이 없다니까 확실하게 원로회의에서 밝히라고 했다. 원로회의가 해명을 이해하면 원장을 하고 이해가 되지 못하면 총무원장으로 모시기 어렵다 이야기 했다”고 말했다. 설정스님은 “빠른 시간 안에 해명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총무원장에 취임한 뒤 번복했다. 지성스님은 “해명을 하겠다고 하고서 지금까지 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PD수첩은 설정스님의 은처 의혹을 추적했다. 전은경의 생모 김소정의 주소지를 찾은 결과  김소정이 여승 신분임을 밝혀냈다. 또 김소정이 출산을 전후해 주소를 두었던 절의 주지가 전득수, 설정스님이었다. 당시 이 사찰은 남자스님이 머무는 절이었다. PD수첩은 묻는다. 남자스님이 사는 절에 여자스님이 전입신고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전은경은 1990년 생으로 3살 때 설정스님 큰 형 주소로 전입됐다. 그러다 7살 때 김소정 아버지 김봉진의 친척으로 전입됐다. 외할아버지 댁에 온 전은경은 1999년 설정스님을 상대로 친자확인소송을 제기했다.

한 스님은 “(설정스님이) 김소정이라고 중 되려고 온 거를 덮쳐서 애를 낳은 거다. 큰 형 앞으로 올려놓았는데 생활비 안 준다고 총무원까지 찾아왔다. 어지간한 중들은 다 알고 있다”고 전했다.

소송 제기 전 김소정은 조계종 호법부에 설정스님을 상대로 진정서를 냈다. 그로부터 1년 뒤 김소정은 진정서를 취하했다. 신경쇠약과 우울증에 시달리던 중 다른 사람의 유도로 설정스님을 곤란하게 만들어 참회한다며 취하했다는 것.

전은경은 설정스님이 총무원장 선거를 치를 무렵 경상북도 포항 한 고시원으로 주소를 옮겼다. 고시원을 찾아보니 한달 계약했는데 짐도 없었고 여기서 산 것 같지 않다. 빈소으로 오셨었다. 계산은 오빠라는 분이 현금으로 하셨다. 전은경은 이곳에 주소만 옮겨두고 잠적한 것. 일주일 뒤 전은경은 큰형 전동수의 딸이 사는 대전으로 주소를 옮겼고 직후 캐나다로 떠났다.

PD수첩 제작진은 취재 과정에서 결정적 단서를 찾았다. 설정스님측이 10년간 13차례에 걸쳐 거액을 송금한 사실을 확인한 것. 설정스님의 속가 누이동생이 60차례에 걸쳐 1억2,000만원을 송금했고, 누이동생 남편, 설정스님의 조카 등 설정스님과 가까운 가족들이 수시로 전은경에게 거액을 송금한 자료를 공개한 것. 또 수덕사 암자인 정혜사 명의로도 전은경에게 입금됐다.

설정스님 측은 논란이 확산되자 유전자 검사를 통해 사실무근임을 입증하겠다고 주장했다. 설정스님은 긴급 간담회에서 “수덕사 주지를 하며 많은 핏덩어리들을 입양시켰고 그 과정에서 오해를 불러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입양한 한 아이를 상대가 이상한 시각으로 봤었는데 그런 걸 가지고 위협을 했다. 유전자 검사를 반드시 할 것이다. 먼저 내 유전자를 채취해 법원에 제출하겠다. 의혹 당사자로 지목되는 사람의 유전자 검사를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뭐든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전은경이 유전자 검사에 응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의혹은 더 커지고 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