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사건의 진상규명과 피해회복을 위한 진상 조사단장 조희진 검사장.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검찰 성추행 조사단은 26일 오전 서울동부지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은 “안태근 전 검사장을 직권 남용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후배 검사를 성추행한 현직 부장 검사 1명을 구속기소, 전직 검사 2명과 검찰 수사관 3명을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또 “검찰 내 성 비위 사건 처분에 대한 개선책 등도 건의했다”고 밝혔다.

조사단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수사 결과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다. 80여 일 동안 수사해온 것치고는 결과가 초라하기 때문. 박영수 특검의 경우, 수사 기간이 69일에 불과했으나 큰 성과를 이뤄냈다. 조사단은 안태근 전 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고, 후배 검사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전직 검사에 대한 영장도 두 차례나 기각됐다. 특히 핵심 인물인 안태근 전 검사장의 경우, 조사단은 2개월여만에 소환조사해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대해 조희진 단장은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소환이 늦어진 건 아니다”라며 “재판 과정을 지켜보면 조사단이 무엇 때문에 힘들었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서지현 검사는 조사단의 수사결과 발표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서 검사 대리인단은 26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예상했던 대로, 검찰 보호를 위한 수사였음을 확인시켜준 조사단의 수사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검찰은 처음부터 수사의지, 능력, 공정성이 결여된 3無(무) 조사단을 구성해 부실 수사를 자초했다"고 비판했다.

서 검사 대리인단은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이 단장을 맡은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대리인단은 법무부 성범죄대책위원회 면담에서 '조사단장은 자격과 능력이 안되는 사람이니 교체를 권고해달라'고 강력히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사 지연 문제도 지적했다. 서 검사 측은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작 단계부터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검사들이 투입돼 신속한 압수수색 등이 이뤄졌어야 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검찰이 성폭력 여검사 위주로 조사단을 구성한 것은 성추행 이외 부분에는 수사의지가 없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 검사 측은 또 "법무부, 검찰 및 조사단은 서검사의 고발 이후 허위 발표와 온갖 허위 사실유포로 피해자를 음해했다. 이는 내부 고발자 또는 성폭력 피해자의 입을 닫게 만드는 전형적인 2차 가해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조사단이 2010년 성추행 당시 감찰 상황과 관련해 "본인(서지현 검사)이 문제되는 것을 반대해 진행 되지 못했던 과정이 1번 있었다"고 답한 것에 대해서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발했다. 서 검사 측은 "서 검사는 당시 검사장을 통해 사과를 받아주겠다는 말을 믿고 기다렸던 것인데 문제 되는 것을 명백히 반대하였다는 것은 명백히 허위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안태근 전 검사장을 불구속 기고한 것에 대해서는 "조사단이 여러 위원회에 책임을 떠넘기다가, 영장이 기각되자 특별한 보완수사 없이 불구속기소했다"며 부실 수사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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