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이코리아] 바둑계에서도 ‘미투’ 폭로가 나왔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외국인 여자 프로기사 A씨는 지난 17일 한국기원 프로기사 전용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A씨는 “요즘 ‘미투’ 때문에 옛날 기억이 다시 돌아왔다. 어떻게든 잊으려고 했던 시간인데…. 역시 그럴 수 없다”며 피해 사실을 공개했다.

A씨는 “2009년 6월5일 김성룡 9단의 집에 초대를 받았다. 같이 오기로 한 친구를 기다리다가 술을 많이 마셨고 그의 권유대로 그의 집에서 잠을 잤다. 자다가 일어나니 옷은 모두 벗겨져 있었고 그놈이 내 위에 올라와 있었다. 그가 나를 강간하고 있는 상태에서 나는 눈을 뜬 것이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9년간 혼자 고통을 감내하는 동안 김성룡은 종횡무진으로 활동했다. 방송, 감독, 기원 홍보이사 등등. 그 사람의 행동이나 말을 보면 그날의 일 때문에 내가 얼마나 무섭고 힘든 시간을 보냈는지 모르는 것 같다. 내 마음이 어땠는지 느꼈으면 한다. 그리고 오늘 나의 아픈 얘기를 꺼내는 것은 그의 진짜 모습을 알려주고 싶었고 누구도 나와 같은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한국기원 등 바둑계는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김성룡 9단은 평소 재치있는 해설로 바둑팬들의 인기를 모았다. 또 한국기원 홍보 이사로 활동하며 친화력 있는 프로기사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런 그가 동료 여기사를 성폭행한 데 이어 오피스텔까지 찾아가 추가로 성폭력을 시도했다는 사실에 바둑계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성룡 9단은 A씨의 폭로가 나온 뒤 아무런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잠적한 상태다. 한국기원은 17일 임시운영위원회를 열고 임무영 대전고검 검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윤리위원회를 구성해 진상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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