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이코리아미국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방중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북한 문제에 대해) 신중한 낙관론을 이어갈 것”이라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북중 정상회담은 미국의 최대압박 캠페인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신호”라며 미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수년간 많은 정권들이 한반도 비핵화의 가능성은 없다고 말해왔지만, 김정은이 인류를 위해 올바른 일을 할 좋은 기회가 생겼다. (북미) 회담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회담 전까지는 압박과 제재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김 위원장의 방중 소식에 미국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다가오는 북미회담에서 미국의 입장이 불편해졌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북중회담은 북한문제 해결에 중국이 방관자로 남아있지 않겠다는 표증이기 때문. 외신들은 이번 북중회담으로 중국이 한반도를 둘러싼 협상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으로 단기적인 성과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 중국, 북핵협상 직접 개입 시사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28일 논평을 통해 이번 북중회담은 북미회담을 바라보는 중국의 불안을 고스란히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38노스는 중국은 북미갈등 심화로 군사분쟁 및 혼란이 발생하거나, 북미관계 정상화로 북한이 미국의 영향력 하에 들어가는 것 모두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북미회담의 결과가 저런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통제력을 발휘하고 싶어 한다고 지적했다.

38노스는 이어 “중국은 북미회담이 단기간 내에 비핵화 문제를 해결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장기간의 협상 과정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발생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 북미회담 앞둔 트럼프의 전략

중국이 북핵협상에 직접적인 개입을 암시하면서 정상회담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존 볼턴, 마이크 폼페오 등 강경 인사를 각각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으로 임명하며 이번 회담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끌어내겠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북한이 중국이라는 보험을 마련하면서 기존 회담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양시유 전 중국 외교부 한반도문제담당국장은 지난 27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은 비핵화 합의를 위한 새로운 게임을 시작했다”며 “그가 잔디를 깎을 수는 있겠지만, 뿌리까지 뽑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교전문매체 더디플로매트의 아태지역 안보 전문기자 안키트 판다 또한 28일 아틀란틱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 등) 미국이 지불할 수 없는 대가를 요구할 수 있다”며 “북한이 생각하는 ‘한반도 비핵화’는 미국이 원하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이 개입을 결정하면서 이번 북미회담으로 트럼프가 원하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외신들은 북미회담이 최선의 결과를 거두기는 어렵겠지만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지지도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회담 결렬로 인한 군사분쟁을 극도로 꺼리고 있는 중국이 개입을 선언한 이상 북미회담에서 극단적인 결론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

회담 결과에 따라 존 볼튼 보좌관 등 트럼프 정부가 새로 발탁한 강경파들이 극단적인 대응을 추구할 위험에 대해서도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다. 런던에 위치한 로얄유나이티드서비스 연구소의 크리스티나 배리얼 연구원은 29일 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함으로서 오바마 전 정부에 대한 커다란 승리로 기록하고 싶어 한다”며 볼튼 보좌관이 회담을 이끌도록 놔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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