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안희정 성폭력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의 선견지명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2003년 여름, 노무현 대통령이 안희정 지사에게 “자네는 정치하지 말고 농사를 짓는게 어떤가”라고 말한 것. 노 대통령의 이 말은 노무현 재단이 기획하고 바다출판사에서 펴낸 <강금원이라는 사람>에 나오는 말이다.
아래는 책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안희정에 대해 언급한 부분을 발췌한 내용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하고 몇 개월이 지난 무렵, 그는(강금원) 여름 휴가를 떠나는 대통령에게서 초청을 받았다. 그날 저녁 그는 대통령과 식사를 함께 했다. 그 자리에는 안희정도 있었고 수행비서인 여택수도 동석했다. 화기애애한 대화가 오가던 중 대통령이 갑자기 안희정에게 말을 던졌다. 안희정의 얼굴에 당황하는 기색이 더 역력했다. 아무 대답도 못한 채눈만 껌벅거리는 안희정을 보며 그가 물었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 날이었다. 대통령은 또 다시 그 이야기를 꺼냈다. 그도 이번에는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아니 대통령님께서는 솔직히 할 것 다 하시면서 남들 보고는 농사를 지으라고 하시면 됩니까? 그건 말이 안됩니다” 조금은 불경스럽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는 속에 있는 말을 쏟아냈다. 아무리 생각해도 사리에 맞지 않았다. 그의 느닷없는 반응에 대통령은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에 안희정이 부담스러운 눈치를 보였다. 괜히 끼어들었나 싶었지만 이미 뱉어놓은 말이었다.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그래도 그는 개의치 않았다. 쐐기를 박듯이 한마디를 덧붙였다. “희정씨 정치해. 내가 나서서 도와줄게” 예상치 못한 그의 반발 탓이었는지 대통령은 더는 그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중략) 노무현 대통령의 그 말이 오랜 숙고 끝에 나온 것인지 얼핏 지나가다가 던진 이야기인지도 알 수 없었다. 다만 대통령의 속내가 단순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만큼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태연한 척하면서도 그는 속으로는 섭섭한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