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팀의 조건 중 한 가지는 두꺼운 선수진이다. 주축 선수가 부상이나 슬럼프로 허덕일 때 이를 얼마나 잘 메울 수 있느냐가 강팀과 약팀을 가리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시즌이 긴 프로야구에서는 더욱 그렇다.

올 시즌 우승후보로 꼽히는 KIA 타이거즈의 시즌 초반은 딱 '잘 되는 집'이다. 시즌 초 예상치 못했던 부상악재가 겹쳤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공백을 말끔하게 메우고 있다.

첫 번째 악재는 김주찬의 이탈이었다. 지난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김주찬은 시범경기 맹활약에 이어 정규시즌에서도 타율 0.500(12타수 6안타) 7타점 5도루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4경기만인 지난 4일, 대전 한화전에서 유창식의 공에 왼 손목을 맞는 부상을 당했다. 현재 핀 고정 수술을 받은 김주찬은 5월 중순까지 경기에 나설 수 없다.

그러나 우려했던 김주찬의 공백은 찾기 어려웠다. 지난 시즌 44경기에 나와 1할대 타율(0.157)에 그쳤던 신종길은 올 시즌 13경기에서 타율 0.400(45타수 18안타) 1홈런 13타점 9득점 4도루로 김주찬의 빈 자리를 깨끗하게 메웠다.

지난 19·21일 문학 SK전에서는 4번 타자 나지완이 자리를 비웠다. 지난 18일 광주 LG전에서 발생한 옆구리 통증 때문이다.

KIA는 컴퓨터단층(CT)촬영 결과 단순 근육통으로 판명되면서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팀내 타율 3위(0.351) 타점 2위(14개) 홈런 2위(2개)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나지완의 공백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희섭은 19·21일 이틀 간 홈런 3개를 몰아치면서 4번 타자 나지완의 공백을 깨끗하게 지웠다. 21일에는 이범호와 김상현까지 마수걸이 홈런포를 터뜨리며 가세, SK 마운드를 완파했다.

이범호~최희섭~김상현을 일컫는 LCK포는 2010년 8월3일 광주 LG전 이후 3년 만에 동반 홈런포를 때려내며 화끈한 부활을 신고했다.

KIA는 '마운드의 핵' 윤석민의 복귀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으며 5월 중순께 김주찬까지 가세하게 된다.

지금도 11승4패(22일 현재)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KIA는 이들이 복귀하면 더욱 막강한 전력을 자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동열 감독은 올 시즌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서 "올해는 뭔가 일을 내보겠다"고 우승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잘 되는 집' KIA의 초반은 선 감독의 기대에 충분히 보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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