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현행 택시 기본요금 3000원을 3900원~45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서울시가 5년째 동결 중인 택시요금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은 최저임금이 오른 만큼 택시요금도 현실화될 시기가 왔다는 반응과 인상폭이 지나치게 크다는 반응으로 나뉘고 있다.

지난 11월부터 택시노조,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택시 노사민전정 협의체’를 꾸려 택시요금 인상 방안을 논의해온 서울시는 최근 이같은 사항이 포함된 ‘2018 주요 업무계획’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상폭은 약 15%~25% 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택시 기본요금도 현행 3000원에서 3900원~4500원까지 상승하게 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요금 인상안 외에도 자정부터 4시로 설정된 야간할증구간을 오후 10~11시로 당기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상논의는 물가와 최저임금이 상승하는 가운데 5년째 동결된 현행 택시요금으로는 택시기사의 안정적인 생계유지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에 따른 것이다. 서울시가 자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 법인택시기사의 월평균 수입은 약 217만원으로 2018년 기준 4인가구 중위소득 452만원의 약 48% 수준이다. 동종업계인 시내버스기사의 월평균 수입 303만원과 비교해도 지나치게 적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사법부가 채무자 회생신청 때 ‘인간다운 생활유지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 금액’으로 제시한 268만원에 맞춰, 택시기사의 월 수입을 50만원 가량 증가시킬 수 있도록 요금 인상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다. 또한 요금인상이 실질적인 수입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택시기사들이 회사에 내는 사납금도 동결할 방침이다.

시민들은 택시비 인상 소식에 대해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뉴욕 택시도 기본요금이 겨우 2.5불인데, 우리나라 요금은 북유럽 수준으로 맞추려는 건가”라며 “차라리 우버를 허용하자”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인상 이유는 이해하는데 상승폭이 너무 크다”며 “오히려 택시 이용률이 떨어져서 운전기사들에게 손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최저임금이 인상됐는데 택시요금만 제자리일 수는 없다며 옹호하는 여론도 있다. 한 누리꾼은 “최저임금도 올랐고 다른 나라보다 교통비 수준이 저렴한 만큼, 택시요금도 맞춰갈 수밖에 없다”며 “5년째 동결 중인데 이상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외국 친구들이 한국 택시가 싸다며 놀란다”며 “최저임금도 10년새 두배나 올랐는데 요금도 오르는게 당연하다” 말했다.

요금 인상을 맞아 서비스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 누리꾼은 “운전 중에 통화하거나 승객에게 무례한 기사들이 아직 많은 것 같다”며 “비싸진 만큼 서비스의 질도 좋아진다면 상관없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요금 인상은 이해하니, 승차거부 원아웃제 같은 강력한 방안을 도입해달라”고 주장했다.

한편 택시정책위원회, 시의회 심의 등 요금인상까지 남은 절차가 많은데다 6월 지방선거 일정까지 겹쳐있어, 서울시의 구체적인 택시요금 인상안 발표는 올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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