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선거가 밝혀지며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의으로 대립으로 당의 존립마저 위태로운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정지원단에서 열린 대표단회의에서 (오른쪽부터) 유시민, 이정희, 심상정, 조준호 공동대표가 굳은 표정을 보이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이정희 공동대표는 이날 "진상조사위원회는 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모든 책임을 다 지겠다면서 서둘러 일방적으로 부실조사 결과를 발표했다"며 "진상조사위의 보고서 재검증을 위한 공청회 개최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 News1
'한 지붕 세 가족' 통합진보당이 당내 비례대표 후보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부정 파문으로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자 또다시 분당(分黨)의 길을 걷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08년 민주노동당에서 진보신당이 떨어져 나올 때의 상황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17대 대통령 선거(2007년)에서 3%대의 득표율로 참패한 민주노동당은 '종북주의 등 당의 낡은 요소를 과감하게 혁신하겠다'며 심상정 의원을 대표로 한 비대위를 꾸렸지만 결국 당내 반대 '종북 세력'에 밀려 혁신안을 의결하지 못하는 등 성과없이 비대위를 해체했었다. 18대 총선을 두 달여 남기고는 천영세 비대위 대표 체제가 출범했지만 지역구와 비례대표 포함해 5석을 얻는 데 그쳤다.

18대 총선 이전에 탈당해 진보신당을 꾸린 심상정, 노회찬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민주노동당 탈당 및 진보신당 창당 과정에서 이들이 상처를 받은 셈이다.

때문에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학습효과 때문인듯 통합진보당의 비당권파인 심상정, 유시민 공동대표들의 입에서 "분당은 없다"는 단호한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심 대표는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표단 회의에서 "어떤 경우에도 분당은 없다"며 당권파 비당권파 분열로 초래된 분당 가능성을 정면으로 일축했다.

유시민 대표 역시 6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분당해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렵고 분당이 일어날 가능성은 전혀 없다. 분당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비당권파쪽에서 분당 '절대 불가' 반대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는데 대해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7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비당권파입장에서는 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당을 나누면 유의미한 정치세력으로서 잔존할 수 있는 기반을 잃어버릴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비당권파는 탈당 대신 최대한 당내 쇄신이나 권력구조 개편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참여당 출신, 진보신당 탈당파 등 비당권파는 통합 과정에서 45%의 지분을 확보했지만 당을 깨고 나갈 경우, 비례대표 의석은 모두 포기해야 하고 서울 노원병 노회찬, 전남 남원순창 강동원, 경기 고양덕양갑 심상정 당선자 등 3개의 지역구 의석에 의석에 만족해야 한다. 정치적으로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당권파 쪽에서 먼저 분당을 거론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당권파에서 먼저 분당 얘기를 꺼냈다가는 추후 당을 먼저 깼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분당을 입에 담을 수 없는 것이다.

윤 실장은 "당권파 입장에서는 만약 비당권파를 배제하는 듯한 발언을 할 경우에는 폐쇄성이나 독단적인 부분이 부각될 수 있기 때문에 분당 얘기를 먼저 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만에 하나) 비당권파가 사라지면 기득권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거니까 계속해서 버티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드러내놓고 말을 하기는 어렵지만 당권파 쪽에서는 비당권파가 당을 떠나주기를 내심 바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비례대표 경선 부정 파문이 분당설까지 촉발시킨 상황에서 통합진보당이 부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태를 수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통합진보당은 10일 전국운영위원회를 다시 열어 경선 부정 사태에 대한 내부 논의를 다시 이어간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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