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민주노동당에서 진보신당이 떨어져 나올 때의 상황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17대 대통령 선거(2007년)에서 3%대의 득표율로 참패한 민주노동당은 '종북주의 등 당의 낡은 요소를 과감하게 혁신하겠다'며 심상정 의원을 대표로 한 비대위를 꾸렸지만 결국 당내 반대 '종북 세력'에 밀려 혁신안을 의결하지 못하는 등 성과없이 비대위를 해체했었다. 18대 총선을 두 달여 남기고는 천영세 비대위 대표 체제가 출범했지만 지역구와 비례대표 포함해 5석을 얻는 데 그쳤다.
18대 총선 이전에 탈당해 진보신당을 꾸린 심상정, 노회찬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민주노동당 탈당 및 진보신당 창당 과정에서 이들이 상처를 받은 셈이다.
때문에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학습효과 때문인듯 통합진보당의 비당권파인 심상정, 유시민 공동대표들의 입에서 "분당은 없다"는 단호한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심 대표는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표단 회의에서 "어떤 경우에도 분당은 없다"며 당권파 비당권파 분열로 초래된 분당 가능성을 정면으로 일축했다.
유시민 대표 역시 6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분당해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렵고 분당이 일어날 가능성은 전혀 없다. 분당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비당권파쪽에서 분당 '절대 불가' 반대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는데 대해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7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비당권파입장에서는 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당을 나누면 유의미한 정치세력으로서 잔존할 수 있는 기반을 잃어버릴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비당권파는 탈당 대신 최대한 당내 쇄신이나 권력구조 개편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참여당 출신, 진보신당 탈당파 등 비당권파는 통합 과정에서 45%의 지분을 확보했지만 당을 깨고 나갈 경우, 비례대표 의석은 모두 포기해야 하고 서울 노원병 노회찬, 전남 남원순창 강동원, 경기 고양덕양갑 심상정 당선자 등 3개의 지역구 의석에 의석에 만족해야 한다. 정치적으로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당권파 쪽에서 먼저 분당을 거론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당권파에서 먼저 분당 얘기를 꺼냈다가는 추후 당을 먼저 깼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분당을 입에 담을 수 없는 것이다.
윤 실장은 "당권파 입장에서는 만약 비당권파를 배제하는 듯한 발언을 할 경우에는 폐쇄성이나 독단적인 부분이 부각될 수 있기 때문에 분당 얘기를 먼저 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만에 하나) 비당권파가 사라지면 기득권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거니까 계속해서 버티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드러내놓고 말을 하기는 어렵지만 당권파 쪽에서는 비당권파가 당을 떠나주기를 내심 바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비례대표 경선 부정 파문이 분당설까지 촉발시킨 상황에서 통합진보당이 부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태를 수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통합진보당은 10일 전국운영위원회를 다시 열어 경선 부정 사태에 대한 내부 논의를 다시 이어간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