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IT산업은 콘텐츠, 플랫폼, 네트웍, 디바이스로 분류된다. 다음달에 개최되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의 주요 이동통신사들은 5G 네트웍 시범서비스에 대한 홍보에 열심이다. 그러나, 5G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는 깊지 않다. 일반적으로 5G 이동통신 네트웍은 기존의 4G 네트웍보다 20배 정도 빠르다. 그리고, 5G의 경우 지연시간이 4G에 비하여 10분의 1로 훨씬 짧다. 현재 4G로도 유튜브나 페이스북을 이용하여 중계방송을 진행할 수 있지만 5G의 경우에는 360도 시야를 돌리며 볼 수 있는 가상현실(VR)영상을 중계할 수 있을 정도로 전송량이 크다. 5G 기술을 이용하여 원격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조정한다고 할 경우 훨씬 빠른 반응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최근 국민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5G 무선통신기술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한다.

<사진 출처 = 카스퍼스키 블로그>

5G는 초고속, 초저지연 네트워크

500Mbps의 속도를 가진 4G 환경에서 영화 한편을 다운로드하는데 30초가 걸린다. 그런데, 20Gbps속도를 가진 5G 환경에서는 영화한편을 다운로드 받는데 1초가 걸리지 않는다. 5G네트웍을 이용할 경우 1초에 무려 2.5GByte를 전송할 수 있다. 4G환경과 달리 5G 환경에서는 하루에 1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강남역이나 5만명이 이용하는 월드컵 경기장에서도 VR이나 4K와 같은 초고화질 서비스를 끊김 없이 볼 수 있다. VR중계서비스가 보편화된다면 사람들은 중계차에서 편집한 화면을 보는 것이 아니라, 축구경기장에서 원하는 좌석에 앉아서 원하는 각도로 고개를 돌려 좋아하는 선수만 골라서 볼 수 있다.

현재 기업들은 다양한 화상회의 솔루션을 이용하고 있는데 5G 기술이 보편되면 영화 ‘킹스맨:골든서클’에서 보여준 것처럼, 상대방을 각자의 자리에 홀로그램으로 출석시켜 무선 화상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KT 등이 선보일 5G 시범서비스에서는 전용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다면 바이애슬론 경기에서 원하는 선수를 골라서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고, 150km에 가까운 속도로 질주하는 봅슬레이 경기에서 원하는 순간별로 나누어 경기진행을 살펴 볼 수 있다. 필자는 과거 ‘세계주니어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 통역으로 참여한 적이 있었다. 필자는 당시 다양한 세부 종목별로 펼쳐지는 피겨스케이팅과 아이스댄싱의 아름다움과 화려함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었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피겨스케이팅 페어즈와 아이스댄싱의 경우 선수들이 짝을 맞추어 맨땅에서도 운동화를 신고 고난도 묘기를 연습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중계와 전광판운영에는 독일인 엔지니어들이 다수 참여하였는데 그들은 피겨스케이팅의 화려한 안무에 다양한 자막을 넣어 송출하였다. 하지만, 미래에 펼쳐질 가상현실을 포함한 5G중계기술에서 이용자는 아이스링크의 원하는 장소에 앉아서 고개를 돌리며 다양한 각도로 연기를 시청할 수 있다. 시청자는 실제로 현장에 있는 것 같은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4회전 점프를 시도한 선수의 동작도 5G기술과 초고속카메라를 이용할 경우 1초에 100대의 카메라가 점프동작을 나누어 찍은 것처럼 영상을 잘게 쪼개서 시청할 수도 있다.

4G환경에서 이동통신의 지연속도가 0.02초나 0.05초였다면 5G에서는 지연속도가 0.001초로 줄어든다. 만약 4G 무선네트웍으로 자율주행차에 정지명령을 내렸다면 차량이 이미 1미터를 주행한 후에 정지신호가 도달하지만, 5G 기술을 이용한다면 차량이 겨우 3센티를 이동한 뒤에 정지명령이 수신된다. 최근 가상화폐의 폭락사태가 사회적으로 주목을 끌고 있는데 0.05초의 속도는 긴박한 상승이나 하락장에서 거래의 체결에 영향을 미칠 정도이다. 최근 인기 있는 3D 온라인 슈팅게임에서는 0.05초의 속도지연으로 자신이 상대방대신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5G의 상용화와 국제기술 표준

한국의 경우 KT의 황창규 회장이 지난 2015년 3월 스페인에서 개최되는 MWC 2015에서 세계최초로 5G에 진입할 예정임을 선언했다. 그 후 삼성전자를 포함한 노키아, 에릭슨, 인텔 등은 2016년 6월 평창올림픽에서 사용될 5G 규격을 완성하였다. 같은 해 10월 KT와 삼성전자는 실제로 데이터 통신에 성공했다,

현재 KT와 SK텔레콤은 전국 각지에서 5G 시범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아직은 충분한 기지국이 없어서 서울, 평창, 강릉 등지에는 이동식 기지국역할을 하는 차량이 서비스를 실시하는 곳 인근에 대기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5G에 대한 국제적인 표준은 2년 뒤인 2020년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결정될 것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2025년 되면 한국의 5G 시장규모는 35조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고, 세계시장의 규모는 년간 800조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한국에서는 4G LTE망에 4,900만대의 기기, 전체 이동통신의 78.4%가 가입되어 있는데, ETRI는 5년후에는 2,700만대의 기기가 5G망에 가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에서는 정부가 올해 5G에 필요한 주파수를 경매할 예정인데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하여 현재보다 높은 28GHz와 3.5Ghz 대역을 배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미국은 이미 5G 주파수 대역에 대한 지정을 끝냈다. 올해에는 3천만 가구가 신호를 수신할 수 있는 5G 네트웍을 구축할 예정이다. 미국은 내년 본격적으로 5G 상용화를 시작할 예정이며, 일본과 중국도 2020년을 목표로 5G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의 화웨이와 차이나모바일은 이번달 5G망 서비스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제표준이 정해지지 않은 점은 각국의 조기 상용화에 있어서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통신사 AT&T는 가정에 케이블이 없는 무선 네트웍을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스프린트는 5G망에 적용하기 안테나를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그런데 5G를 완벽히 구현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전세계적으로 5G로 업그레이드시 매년 투자금액만 200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무선통신의 경우에는 도달거리가 짧기 때문에 기지국을 더욱 촘촘히 건설하여야 한다. 그리고, 기지국을 광케이블로 연결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5G가 충분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우려도 크다. 5G가 가져오는 혁신의 정도는 1G에서 4G에 보여주었던 것만큼 크기 않기 때문에 통신사들은 예전보다 성장률이 떨어져 전체적으로 2.5%의 낮은 성장성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물인터넷에 이용될 다양한 통신기술

기존의 4G는 모바일폰 이용자가 사용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두고 있다. 하지만, 5G는 모바일폰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물인터넷 기기들의 연결성을 고려하여 설계되었다. 5G의 경우 1제곱킬로미터 당 수용가능한 장치의 수는 무려 백만개에 이른다. 또한, 보다 보안이 강화된 전용망을 제공한다. 첨단 기기에 5G의 무선모듈을 탑재한다면 공장의 바닥에 놓인 장비들은 고객의 피트백을 실시간으로 참고하며 서로 교신을 하면서 생산공정을 완전히 변경할 수도 있다.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자율주행차에 탑재된 장비들도 5G를 이용하여 스마트도로, 교통신호등, 다른 자동차와 교신하거나 교통정보를 수신할 수 있다. 현재 5G네트웍은 자율주행자동차에서 GPS신호의 오차를 개선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물론 안전상의 이유로 자율주행차들은 5G가 아닌 다른 통신 네트웍을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 5G네트웍에서 비나 안개, 나무들이 통신망에 대한 장애요인으로 작동한다. 또한 국토가 넓은 미국에서는 촘촘한 5G 네트웍을 완전히 구축할 수 없다.

한편 보잉 등은 기업들은 위성통신에 관심을 두고 수조원을 투자하고 있으며 다른 국가들이 사용할 통신위성을 제작하기도 한다. 위성통신에서 최근에 이루어진 혁신적인 진보는 중국의 위성통신 묵자호가 베이징 부근에서 오스트리아의 비엔나까지 7600km 거리에 양자를 쏘아 안전하게 데이터를 전송한 것이다. 양자통신의 경우 중간에서 도청할 경우 양자상태가 흐트러져 즉각 발각되고 도청한 정보는 읽을 수도 없다. 이러한 이유로 양자통신은 보안을 중요시하는 군수업체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사물인터넷 구현을 위한 통신이 이루어지려면, 저렴한 가격, 저전력, 장거리통신, 상호호환성을 모두 충족하는 통신망과 장비들이 요구된다. 사물인터넷망으로 주로 활용되는 것으로는 면허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LTE-M,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 등이 있다. 그리고, 비면허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것으로 로라가 있다. 현재 90%에 가까운 사물인터넷 장비들의 1G에서 4G까지의 면허주파수 대역을 사용한다. 대표적인 것이 LTE-M 기술인데 사진이나 동영상을 전송하는데 유리하다. 이 기술은 한국에서 무선관리 전광판, 신용카드결제 등에 사용된다. 2016년에는 기존의 LTE-M 보다 배터리수명과 전송효율을 높인 LTE 카테고리 M1 규약도 등장했다. 한편 NB-IOT는 사물인터넷전용망으로 간헐적으로 소량의 데이터를 송수신할 때 많이 사용된다. 현재 유아용 위치추적기, 도시가스의 누출이나 침수탐지, 화물추적 등에 활용된다.

비면허 주파수를 이용하는 기술의 선두주자는 로라이다. 현재 전세계 150개 도시에서 로라망이 구축되어 있다. 로라는 롱 레인지(Long Range)의 약자로 하나의 기지에서 16km 떨어져 있는 사물까지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다. 배터리 수명도 10년간 지속되도록 설계되었고, 연결가능한 사물의 개수는 10억개에 달한다. 로라는 장치의 정기적인 모니터링에 특히 활용도가 높다. 한국에서는 SK텔레콤이 전국적인 로라망을 구축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는 IBM, 시스코, 보쉬 등 IT기업들이 로라 얼라이언스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농어촌진흥공사는 이미 로라망을 이용하여 농업용수 수위를 측정하고 있다. 로라망 기술은 미아보호용 팔찌, 공공자전거의 현재 위치 파악, 도시가스의 원격검침, 주차가능위치 파악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네트웍기술과 바이오기술의 융합

제4차 산업혁명은 기존의 IT기술이 바이오기술과의 융합함을 특징으로 한다. 버지니아의 한 연구소에서는 곤충에 칩을 이식하여 드론처럼 조작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2013년 뇌과학에 관한 ‘브레인 이니셔티브’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는 인간의 뇌와 기계와의 교신속도는 초창기 모뎀수준에 불과하지만, 머지 않아 인간의 생각을 클라우드 네트웍으로 신속히 업로드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여러분의 PC와 스마트폰, 인공지능 스피커, 보일러 등이 여러분과 연결되어 있지만 5G가 완전히 상용화되는 2020년이 되면 평균적으로 6개 이상의 기기가 연결될 것이다.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200억개가 넘는 장비가 인터넷에 연결되며 본격적인 초연결사회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현재 개발중인 여러 가지 네트웍 관련 기술은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속도와 보안성을 계속적으로 충족해 나가고 있는바, 관련 기술은 인류의 행복과 편의성을 위하여 더욱 효율적으로 이용될 것이다.

 

여정현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 대우그룹 회장비서실

- 안양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 (주)명정보기술 산호세법인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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