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우리은행 손태승 신임 행장이 취임하자마자 대대적 조직 개편에 나섰다. 눈에 띄는 점은 전임 이광구 행장 라인의 전면적 물갈이다. 이는 채용 비리와 계파 갈등으로 실추된 우리은행의 이미지를 회복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친정체제 강화 포석도 엿보인다.

손 행장은 조직 화합도 강조했다. 지난 22일 취임한 손 행장은 3대 경영방침으로 ▲소통과 화합이 이루어지는 조직, ▲혁신을 통해 신뢰받는 은행, ▲종합금융그룹 완성을 목표를 제시했다. 손행장은 이중 특히 조직의 화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인사 혁신과 영업문화 혁신을 통해 직원 및 고객 모두에게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국내부문의 균형있는 내실성장, ▲글로벌부문의 질적성장, ▲디지털 선도은행 입지 강화, ▲고객과 상생하는 은행 등 금융기관으로서 사회적 역할도 강조했다.

새롭게 신설된 경영혁신부도 주목을 끈다. 경영혁신부는 손 행장이 고심 끝에 신설한 부서로 채용비리와 계파 갈등을 해결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우리은행 임직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조직 개편이었다. 손 행장은 취임과 동시에 대대적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11명의 부행장 가운데 7명이 교체된 대규모 인사였다. 이번 인사로 ‘이광구 라인’에 속한 임원 대부분이 옷을 벗었다. 특히 채용비리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임원들은 전원 교체됐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탕평 인사라는 평가다. 상업은행 출신과 한일은행 출신을 동수로 배분해온 인사 관행을 유지한 것이 그 증표다. 실제로 새로 임명된 부행장 11명 중 상업 출신이 6명, 한일 출신은 5명이다. 손 행장이 한일은행 출신임을 감안하면 계파 화합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승진 인사 명단을 보면 상업은행 출신이 2배 많았다. 상업은행 출신인 조운행 부문장과 김정기·허정진·이창재·김영배·홍현풍 부행장은 손 행장의 계파 구분없이 능력 위주로 발탁했다는 후문이다.

손태승 신임 행장은 1959년생으로 광주 출신이다. 전주고등학교와 성균관대를 졸업한 후 금융계에 들어와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부문장을 역임했다. 손 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중심성성(衆心成成)’이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했다. ‘중심성성’은 여러 사람이 일치단결하면 성처럼 견고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여러 사람의 말은 쇠도 녹일 정도로 큰 힘을 지닌다는 뜻의 ‘중구삭금(衆口鑠金)’도 여기에서 유래했다. 손 행장의 리더십이 빛을 발할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